김원 작 '보이지 않는 풍경' 한지에 수묵, 50x40cm, 2023
김원 작 '보이지 않는 풍경' 한지에 수묵, 50x40cm, 2023

‘2023 교동미술상’ 수상작가전으로 김철규 ‘외연의 풍경 Symbol, 김원 ‘보이지 않는 풍경’전이 교동미술관에서 19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교동미술관은 2011년부터 청년미술가를 발굴해 창작지원금 및 기획초대전을 후원해 왔다. 2021년부터는 장년미술가 부문으로 그 영역을 확대 지원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인 김철규(장년)·김원(청년) 작가는 인간이 삶 속에서 느끼는 고뇌와 탐구를 화폭에 담아오며 자신만의 화면 언어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의 인간 존재를 향한 질문과 치열한 고민은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며 동시대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김철규 작가는 ‘인체 풍경-주름’ 연작을 통해 삶의 유한성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넘어선 지각 확장에 나선다. 주름을 단지 세포의 노화나 추함이 아닌 살아온 환경의 영향, 육체의 운동, 그리고 내면의 감정과 삶의 태도가 결대로 쓰여지는 진실한 삶의 기록이자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긍정의 서사로 보는 것.

최근작은 아름다움을 표상하는 상징 체계를 자신만의 회화적 모티프로 재해석해 풀어내고 내고 있다. 이전 작업에서 사실적인 주름 표현이 주를 이뤘다면, 확장된 주름은 문양의 실루엣과 결합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비움과 채움을 반복하는 삶과 같이 물감을 덧대거나 갈아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주름을 형상화하고 있다.

김원 작가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속에 드러나는 다양한 감정들을 화폭에 옮기며, 현대사회가 가진 문제에 대한 관찰력을 발휘한다. 그의 작품은 풍경과 인물 군상 작업을 교차하며 작업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동차와 나무 같은 대상 속에서도 인간의 속성을 발견해 내고 있다.

그간 인간관계에 주목했던 작가는 최근 들어선 자기 내면의 풍경을 밤의 숲에 빗대어 묘사하고 있다. 어른이 되면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라는 바람과 달리 그 실상은 경계가 흐릿하고 어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막연하고 불안정한 풍경과 마주하게 되는 것.

실존하는 풍경인지 내면의 풍경인지, 여전히 불확실한 삶의 풍경 앞에서 방황하던 경험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다.

김완순 관장은 “주름으로 엮어낸 삶의 파노라마에 대한 서사를 통해 진지하게 삶을 들여다보고, 또 먹먹하지만 덤덤하게 전하는 청년들의 심리적 풍경을 마음으로 감상하시며 격려를 부탁드린다”며 “미술관은 앞으로도 시대를 향한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예술가들을 응원할 것이다. ‘교동(橋動, 움직이는 다리’의 정체성에서 나타나듯 지역민과 예술가들이 담론을 교류하는 소통의 다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정해은기자

김철규 작 '인체풍경-주름'
김철규 작 '인체풍경-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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