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석의 저서 이재난고의 학술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국가보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라일보는 13일 전주 로니관광호텔 세미나실에서 전문가 포럼을 열어 황윤석의 실학사상과 이재난고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전북대학교 이재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전북개발연구소가 주관했으며,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후원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한문종 전북대 이재연구소장은 이재난고는조선 후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이 총망라돼 있는 종합적 생활일기이자 비망기로 57책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조 말에서 정조 초의 정국 동향은 물론 향촌 사회사를 규명하는 사료로서는 물론 호남지역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유용한 문화콘텐츠의 보물 창고’”라고 소개했다.

한 소장은 저서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서로 알려진 부풍향다보가 수록되어 있다. 이는 고창 지방의 차문화와 우리나라 차문화사를 이해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호남지역 선비들의 풍류와 거문고 전파 양상, 그리고 전라도 지방의 지명에 대한 어원 연구, 호남지역의 인물사 정리와 함꼐 당시 영호남의 차별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국역이 전체의 8분의 1정도 밖에 이뤄지지 않아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전되지 못하고 사료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규명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이 같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이재난고에 대한 완역이 필수적이다. 그 전제조건으로 이를 국가보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발제를 맡은 이형성 전남대학교 학술교수는 황윤석의 실학사상의 근간이 된 수, 즉 수학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같은 시대사를 겪으며 경세치용 할 수 있는 학문 탐구에 매진했다. 유학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주역의 변통론과 전통적 수의 원리를 근간으로 서구의 과학사상을 분석·수용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박학 내지 백과전서적 학문을 추구한 것이 아닌 수학적 원리의 적절성과 동일성을 토대로 도량형의 기준을 세우는 등 애민정신을 실천하고자 했다그 시대 보기 드문 실학자이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박순철 전북대학교 교수는 “2021년 고창 고인돌박물관에 이재난고의 유관 자료가 기증되면서 가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그 가운데 호남 과거길에 대한 기록을 언급했다. 당시 과거길 노선과 풍경, 과거시험 응시 준비물, 여비, 물가 등 시대상은 이재난고에만 있는 귀중한 기록이자 유산이라며 문화관광화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는 이정덕 전북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오충렬 전주시 평생습관장, 송수영 충청북도 문화재전문위원이 패널로 나서 이재난고 내용과 번역의 필요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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