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소속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가 통장유통 및 리딩투자사기조직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김광수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이 통장유통 및 리딩투자사기조직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유령법인을 설립해 만든 대포통장을 범죄조직에 유통하고 허위리딩 투자사기까지 벌여 수십억 원을 편취한 일당들이 대거 검거됐다.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총책 A씨(30대) 등 10명을 구속, 업무방해죄를 받는 공범 20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범죄수익금 11억 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5개의 허위법인을 만들고 100여 개의 법인명의 대포통장을 개설해 범죄조직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일당은 지인 등의 명의로 개설한 대포통장을 유통해 그 대가로 60여억 원을 벌어들였으며, 이들이 판매했던 대포통장에는 지금까지 총 2,600여억 원에 달하는 현금이 오고 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일당의 자금흐름을 추적하던 중 이들이 가상자산 리딩 투자사기조직의 총책 B씨(30대) 등 4명과 결탁해 허위 리딩방 범죄에도 발들인 사실이 밝혀졌다.

B씨 등 허위리딩방 운영 일당들은 대포통장 유통총책 A씨 조직에게 대포통장 개당 월 300만 원의 가격을 지불한 뒤 사용했다.

전북경찰청 제공
전북경찰청 제공

이들 B씨 일당은 2022년 4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00% 수익을 보장한다’, '일주일만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피해자들을 꾀어내 리딩방에 모집했다.

허위 투자사이트를 만들어 누적 수익률을 게시해 무조건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말로 피해자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또 ‘이번 투자로 떼돈을 벌었다’며 투자 성공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명 ‘바람잡이’를 리딩방 내부에 심어두고 피해자들의 투자를 유도했다.

이뿐만 아니라, 리딩방 입성 상담 과정에서 유명 경제학자를 사칭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치밀함까지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경찰청 제공
전북경찰청 제공

특히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사이트의 수익률 조작도 일삼았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트에 투자하면 실시간으로 고수익을 달성한 것처럼 누적 수익률을 게시, 투자를 유도케 했다.

수익금을 인출하려 들면 환불 수수료와 부가세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고,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을 수 없게 되면 해당 사이트와 리딩방을 폭파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최근까지 범행을 이어온 이들은 경찰의 수사망을 벗어나고자 전주 소재 오피스텔 등을 사무실로 이용하며 3개월 단위로 옮겨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54명, 20억 원에 달하며, 해당 범죄에 이용된 계좌 거래액은 170억 원으로, 실제 사이트를 통한 투자 피해사례는 전국적일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광수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국민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용해 사기 범죄를 벌이는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수사할 예정”이라면서 "국민께서는 리딩방을 통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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