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회가 178회 정기공연으로 가스등16~18일 창작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영국 극작가 패트릭 해밀튼의 희곡 가스라이트가 원작이다. 1938년 연극으로 제작된 이후 영화 가스등으로도 만들어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극은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남편이 온갖 거짓말과 속임수로 아내를 현혹하는 내용으로, 보석을 훔치려 가스등을 일부러 흐릿하게 만든 남편이 이를 의아하게 여기는 아내에게 과민반응이라는 핀잔을 주며 망상으로 몰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같은 과정에서 아내는 불빛은 멀쩡한데 되려 자신의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믿어버리게 된다.

사회적 이슈에서 적잖이 언급되는 가스라이팅은 이 연극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이는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출연진에는 마닝함 역에 강정호를 비롯해 벨라 역 김수연, 낸시 김서영, 엘리자베스 김소연, 브라이언 장현채 배우가 나선다. 연출은 박규현이 맡았다.

작품은 매 순간 변하는 인간의 내밀한 심리묘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한 인간이 철저하게 심리적으로 조종당하며 무력감에 빠져 자아를 상실한 채, 가해자가 의도하는 바대로 꼭두각시 같은 삶을 살게 되는 가스라이팅의 과정을 강력한 리얼리즘 방식으로 풀어냈다.

창작극회 관계자는 남편이 아내를 강압하고, 연인 사이에서 남성이 여성을 구속하고, 부모가 아이에게 정서적 폭력을 가하며 통제하는 등의 가스라이팅은 엄연한 범죄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미흡하다이러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음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공연 예매는 창작극회 플러스채널에서 하면 된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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