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총장 양오봉)가 대학의 능동적 변화와 혁신을 지원하는 정부의 ‘글로컬대학30사업’ 본 지정 대학에 선정됐다. 전북지역 대학 가운데 유일하다.

전북대는 지난 6월 예비지정 대학에 선정된 이후 학생 중심 대학 실현과 지역과의 상생 발전, 글로컬 허브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담대한 개혁 과제를 담은 세부 실행 계획을 제시해 본 지정 대학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양오봉 총장에게 글로컬대학30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로컬대학30 사업, 어떤 전략이 주효했나.

=단과대학이나 학과 간 벽을 과감히 허물어 신입생 모집 단위를 광역화해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은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배울 수 있게 하겠다는 학사구조의 혁신 모델을 제시한 게 역할을 했다고 본다.

또한 지역이 갖고 있는 특징과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까지 지역상생의 모델로 승화시켜 지역발전을 선두에서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한 혁신 모델이 있다면.

=‘학생 중심’과 ‘지역과의 상생’, ‘글로벌 허브’에 중심추를 맞췄다. 106개 학과의 모집단위를 광역화해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고, 지역맞춤 모듈형 학사구조로 변화시키고, 그리고 기초 지자체와의 계약학과 등을 통해 지역 맞춤형 교육도 실현하려 한다. 

특히 새만금과 전주·완주, 익산·정읍을 3개축으로 하는 ‘대학-산업 도시’(JUIC Triangle) 구축을 통해 지역대학과 지역 특화산업을 이끄는 기업 간 상생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지역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재생 모델을 실현할 계획이다.

▲학사구조 개혁에 대한 반발도 예상되는데.

=시대적 흐름에 맞는 변화와 혁신에 대해 구성원들이 대체로 공감했다. 특히 학생 중심의 혁신안을 마련하는 것은 대학이 오랜 세월 이어 온 학사구조를 혁파하는 일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논의가 필요했다. 두 차례에 걸친 학생 대상 설문조사와 학생 대상 설명회, 단과대학별 설명회 및 학부(과)협의, 모집단위 계획안 확정을 위한 구성원 설명회 등을 거쳐 9월 말 최종 동의절차를 완료했다.

특히 지난 9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참여 학생 2,800명 중 80% 이상의 학생들이 학사구조 개편안 등에 찬성하는 등 절대적인 지지는 큰 힘이 됐다.

 

▲‘플래그십대학’을 강조했는데.

=전북대학교가 가장 중점적으로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플래그십(Flagship) 대학’이다. 플래그십이란 본래 해군 함대의 기함을 뜻하는 말이다. 

전북대에는 1,100여 명의 최고급 두뇌와 월드클래스 연구소들이 있다. 특히 의학, 약학, 수의학, 공학, 농생명 분야 연구는 세계 수준을 자랑한다. 이러한 우수 인프라를 지역발전과 적극적으로 접목하려 한다. 그 핵심 방안으로 대학 내에 ‘JBNU 지역발전연구원’을 만들고, 산하에 전북 14개 시군의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지역발전연구소’를 설립하려 한다. 

▲지역을 아우르는 발전계획이 담겼다.

=새만금과 전주·완주, 익산·정읍을 3개축으로 하는 ‘대학-산업 도시’(JUIC Triangle) 구축을 통해 전북지역의 주력으로 삼고 있는 첨단 산업분야를 육성하고, 관련 분야 우수인재 양성 선점에도 나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북지역 대학들과 함께 운영해 신기술 개발과 고용창출까지 이뤄내는 첨단 기술 연구도시로 특화시킬 방이다. 이를 통해 100개의 기업 유치 및 창업, 5천여 명의 신규 고용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지역별 강점을 활용하여 새만금 지역에 2차전지와 K-방위산업, 센서반도체를, 전주·완주에는 농생명과 그린수소 클러스터를, 익산·정읍에는 펫바이오와 동물의약품 등으로 나눠 연구개발과 인재양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타 대학들과 상생하겠다는 계획도 눈에 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지역과 지역의 대학 모두가 공존하고 생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라북도와 전북지역 10개 대학이 대학 간 벽을 허물고 지역사회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협약을 체결하며 실행계획을 구체화 했다.

이 같은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투입될 1천억원의 예산과 지자체 대응자금 1천억원 중 500억원을 지역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쓸 예정이다. 

특히, 이를 통해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UC) 시스템을 모델로 전북대가 플래그십 대학의 역할을 맡고 전북지역의 각 대학이 특성화 분야를 분담해 지역사회와 지역 산업 발전을 이끌 계획이다. 

 

▲캠퍼스 시설 등을 전면 개방한다고 했는데.

=전북대의 다양한 인프라를 타 대학 학생들이 이용하기 위해선 학생 사용자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2025년 상반기에는 타 대학 학생이나 지역민에게까지 완전 개방할 수 있는 인증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도서관의 경우 지역대학 학생이나 지역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J-Card 기반의 모바일 원패스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지역 이용자 10만명 이상을 확보하려 한다. 

또한 기초·보호학문 분야 교과목 운영이 어려운 전북지역 내 대학들을 위해 500건의 교육콘텐츠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전북지역 16개 대학 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다른 권역 대학 콘텐츠 활용을 위한 MOU를 추진하고 있고, 학점교류 지침 마련이나 온라인 학습 환경도 2027년까지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지역대학 특화에 500억원을 사용한다 했다.

=지역대학 특화를 위한 전략은 현재 전북 RISE 계획(안)에서도 핵심전력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북형 글로컬대학 육성과 혁신도시 공공기관 연계 오픈캠퍼스 운영,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 역할의 확대 등이다. 글로컬대학30사업과 매우 높은 연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 RISE와 연계해 지역대학 특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컬 예산 지방비 중 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산·학·연 싱크탱크 구축이나, 지역문화 해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초·보호 학문 분야 교육콘텐츠와 인프라를 공유해 대학별 특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단독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학생 해외 파견이나 글로컬 PBL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글로컬 허브’ 대학으로 도약을 말씀하셨는데.

=학령인구 급감은 대학뿐 아니라 지역소멸을 더욱 가속화하는 원인이다. 때문에 우수한 유학생을 다수 유치해 지역에 착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최종 목표는 2028년까지 유학생 5천명을 유치하고, 이들이 전북에 정주해 생활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지역소멸 위기도 극복해 나가겠다.

구제적으로 온라인 국제캠퍼스(센터)에서 1년, 전북대에 3년을 수학하는 ‘온라인 투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 국제캠퍼스(센터)’와 해외 주요 대학과 공동 운영하는 국제캠퍼스(센터) 구축, 그리고 현재 전북대가 주도하는 아시아대학교육연합체(AUEA)의 확대를 통해 우수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또한 학칙 개정을 통한 외국인 유학생 편입제도 도입과 해외 유수 대학과의 공동 교육 과정 운영, 복수학위 국가의 다양화 등을 모색해 유학생 5천 명 유치를 실현시켜 나가겠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여러 실행계획 중 중점적으로 추진해야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서남대 폐교 유휴캠퍼스 재생을 통한 지역 활성화와 전북지역 대학과 벽을 허물어 500억 원의 예산을 공유하겠다는 계획, 그리고 JUIC 트라이앵글을 통한 대학-산업도시와 지산학연 공동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3가지 계획은 모두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이다. 지역대학의 역할 강화를 통한 대한민국 발전의 동력이 되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하신다면.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대학뿐 아니라 전북지역의 큰 기쁨이자 축복이다. 전북대의 가열찬 혁신의지와 범지역적인 연대와 협력이 좋은 성과를 이끌어 냈고, 이러한 협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되고 발전되어야 한다.

전북은 그간 도세가 약하고, 소외된 지역이어서 발전이 더디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들이 많았다. 그러나 전북대가 기함(旗艦)이 되어 지역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대학뿐 아니라 전북지역 발전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지역발전을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세계적인 글로컬 대학으로 당당히 나아가겠다.

김장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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