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성악곡은 가수 신승훈이 보이지 않는 사랑도입부에 차용한 ‘Ich liebe dich(다정한 사랑-그대를 사랑해)’ 곡으로 대중에 친숙해졌다.

또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실려 필수 가창 시험 곡목으로 되어 있었던 까닭에 독일어를 모르는 사람도 ‘Ich liebe dich’ 만큼은 누구나 아는 문장이 되었다.

베토벤은 생전에 주로 기악곡을 작곡했는데 성악곡도 더러 남겼다. 작곡된 가곡들은 베토벤의 힘과 정열이 지극히 절제된 듯한 서정적 멜로디로서 승화되었기에, 이전의 다른 음악가들과는 뚜렷하게 차별화가 이뤄진다. 지극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곡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전주 출신의 음악애호가인 김설지 씨가 베토벤 성악곡 전집을 내놓았다.

책은 베토벤의 모든 성악곡 원문을 우리말로 옮겼다. 원문과 한글을 대역으로 편집해 성악 전공자들과 감상자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배치했다. 3년 전에 출판했던 독한대역 슈베르트 가곡전집의 자매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슈베르트에 비하면 작곡된 가곡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이 책에선 가곡 외에도 오페라(1)와 칸타타(4) 같은 성악곡을 모두 함께 게재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년 동안 드러나지 않아 2013년에야 발견돼 초연됐던 가곡까지 수록해 베토벤 성악곡의 집대성이자 베토벤 성악곡 사전이라 할 만하다.

또한 오페라, 칸타타, 오라토리오, 극부수음악에서는 작품마다 해설을 실었다. 작품을 쓰게 된 시대적 배경이라든가, 작곡 의뢰인과의 관계, 작품 탄생 비화 같은 것을 엿볼 수 있다. 민요는 각 나라의 낯선 지명이나 가사 내용의 역사적 배경 같은 것을 역주로 달아 놓았다.

한 줄 내지 서너줄 짜리 카논이나 음악적 농담은 베토벤이 직접 가사를 적어 넣은 것이기 때문에, 곡을 만들게 된 배경을 한두 줄씩 역주를 달았다. 이를 듣다 보면 베토벤이 생전에 교류했던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은 독한대역 슈베르트 가곡전집처럼 알파벳 순이 아닌 작품번호순으로 정리했다책상머리에 놓아두고 사전처럼 이용하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소개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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