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미 작가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10여 년 전부터 우리 생활 주변에서 버려지는 것들로 작업을 하고 있다. 나무판과 옷가지, 종이 조각 등 폐기되는 것들을 찾아 유통기한이 지난 커피나 콩 삶은 물 등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가 다시 바람전을 24일부터 115일까지 전주한옥마을 향교길68 미술관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차단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활용해 사람의 다양한 표정, 마스크를 줄줄이 이은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작가의 바탕이 되는 나무판에 풀어낸 사라지는 동물들의 이야기도 내걸었다.

작은 마스크에는 인물의 다양한 표정과 세상 속 문양들이 재미있게 담겨있다. 가려진 표정 속에 숨은 익살과 해학을 느끼게 한다. 마스크를 이어 내려 바람에 살랑거리는 설치 작업은 마스크의 긴장감을 벗어나 편안함을 준다.

작가가 이번 작업에 활용한 마스크는 코로나 시대에 사용한 것들이다.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한 소모품인 마스크는 필연적으로 환경 문제를 낳게 됐고, 그는 경각심을 상기하기 위해 그 마스크를 세척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오르기보다는 낮은 시선으로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곳에선 많은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다. 전시에 대해 한때는 신체의 일부였다가 쓰임을 다한 무수한 마스크를 보면서 쓰레기 문제가 떠올랐고, 그 마스크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환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림에 대한 열망을 간직한 채 지속적으로 문화와 환경운동에 참여했으며, 2022년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소소한 행복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가졌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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