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5%로 약 313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고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반려동물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가진 인격체로 대우하고 존중하는 ‘Pet Humanization(반려동물의 인간화)’ 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펫푸드, 펫테크, 펫금융, 펫리빙과 같은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 새롭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관광분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 가능한 숙박시설 및 관광지가 생겨나고 있고 반려동물 동반 여행사라는 독특한 형태의 여행사 운영도 등장하였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에서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내로 반려동물을 동반한 당일 여행 경험자는 65.7%, 연 평균 경험 횟수 2.1회이며, 1박 이상 숙박 여행을 경험한 사람은 53.0%로 평균 1.2회로 나타났다. 또한, 반려인의 74.4%가 반려견을 동반하는 국내여행에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반려동물 동반여행 수요는 향후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전라북도도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한국관광공사는 전라북도를 ‘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범 선도 특화사업’으로 지정하고, 반려견 동반 안심건기길(일명 눈치보지 마시개 길)을 선정한 바 있다. ‘눈치보지 마시개 길’은 새만금바람길(김제시), 요천생태습지공원-애견놀이터(남원시), 경천애인 징검다리길(완주군), 오수의견 관광지(임실군), 운일암반일암 숲길(진안군), 섬진강 예향천리마실길(순창군)의 6개소로 안내표지판 설치를 시작으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여행 편의시설 발굴, 펫친화 시설과 걷기 길을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 등을 추진하였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게 반려동물과 입장이 가능한 카페가 있다. 바로 <전주시간여행카페 오뉴월>이다. 주소가 향교길 56이라 오뉴월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곳은 주소에도 나타나 있듯이 전주향교와 남부시장 그리고 전주천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한옥마을 중심가의 북적거림과 달리 이곳은 호젓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오뉴월은 102평의 부지에 고재(古材)로 지어진 행랑채와 신재(新材)로 지어진 두 채의 한옥으로 되어 있다. 고재(古材)와 신재(新材)의 차이 덕분에 행랑채에서는 누각의 분위기를, 신재로 지어진 한옥에서는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 옛것과 새로움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중정은 한옥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여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오뉴월의 하루는 ‘오월이’의 산책으로부터 시작한다. 오월이는 오뉴월 주인이 키우는 강아지(골든리트리버)로 카페의 마스코트이자 영업부장이다. 오뉴월에 들어서면 사장님 부부와 함께 반갑게 맞이해주는 오월이를 볼 수 있다. 사람을 좋아하여 카페를 찾는 모든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오월이는 여행에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오월이를 보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라니 영업부장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관광지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이 가능한 카페는 아직 많지 않다. 오뉴월은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과 인접해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전주를 찾은 여행객들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한옥의 정취를 즐길 수 있어 반려동물과 여행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인 곳이다.

 

오뉴월은 공간적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옥이 잘 지어져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강원도에서 오신 부부, 목수 일을 하시는데 지나가다 보니 카페가 멋지게 잘 지어져 있어 들어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던 손님까지 오뉴월의 매력적인 한옥은 많은 사람의 발길을 이끄는 요소이다. 한옥의 공법을 대만에 소개하고 싶다고 한 대만 여행객과 전주 여행 중 한옥이 예뻐서 들어오는 외국인 손님들까지 있을 정도이니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우리나라와 외국인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라떼에 크림을 올려 달달함과 계피향의 조화로움이 있는 오뉴월 크림라떼이다. 지역에서 나는 곡물을 방앗간에서 빻아 만든 미숫가루도 인기 메뉴이다. 가을의 따가운 햇볕에 더위를 느낄 때면 장수의 특산품인 오미자로 직접 만든 오미자차가 제격이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로 아일랜드에서 왔던 어린 학생이 오미자차에 반해 다른 친구들까지 데리고 와 오미자차를 소개해 주었던 일화도 있다. 오미자차를 마신 아일랜드 잼버리 대원 모두가 엄지를 올리며 맛에 감탄했다고 하니 우리의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새삼 되뇌게 한다. 반려동물과의 여행이 많아지는 요즘, 반려동물과 전주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오뉴월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인 반려동물과 함께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에서 여유를 느껴보자. 

 

류인평  전주대학교 교수 / 사단법인 지역관광문화발전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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