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연합.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연합.

대통령실이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을 언급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오후 브리핑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SNS에 흉상 이전과 관련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면서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하여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일제와의 독립전쟁을 선포한 이후 우리 독립군 부대가 일제 정규군을 상대로 처음으로 거둔 큰 승리였다""그 시기 불가피했던 소련과의 협력을 이유로 독립전쟁의 위업을 폄훼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남루하고 편협한 나라로 떨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숙고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비공개 석상에서 '한번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느냐, 항일투쟁과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는 인정하지만 간부를 양성하는 육사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 본인의 생각을 얘기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홍범도 장군의 러시아 공산당 입당 이력을 이유로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국방부와 육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하락한 35.4%였다. 부정평가는 61.1%였다.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 이념 논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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