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 유시라(33)가 네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주제는 ‘그것을 묶음으로 : Birth-Death Ⅱ’이며, 전주 교동미술관 2관에서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

‘그것을 묶음으로 : Birth Death’ 시리즈는 금줄과 입관이라는, 생(生)과 사(死)의 전혀 다른 관습 안에서 등장하는 묶음의 행위들을 고찰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아기가 태어나면 새끼줄을 꼬아 탄생을 축복하고 부정(不淨)을 막고자 금줄을 쳤으며, 사람이 죽어 입관할 시에는 사후세계에서의 고인의 평안을 빌고자 시신과 관을 끈으로 묶는 염습을 치르기도 했다. 

이처럼 묶는 행위는 탄생과 죽음의 순간에서 공통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관습들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조상들이 삶의 시작과 끝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그 두 과정의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탄생과 죽음. 상반되고 전혀 다른 성격의 사건 같지만 결국 이 모두는 삶을 관장하고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일 수도 있으며, 존귀하고 숭고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한지의 원재료인 닥나무. 닥나무 줄기가 가진 순수성. 아무것도 가공되지 않은 줄기 자체. 그 줄기 자체에 삶의 시간성을 투영시켰다. 

시리즈를 이루는 각각의 작품들은 특정한 인물의 시간과 분위기를 담고 있다. 단편적으로  작품만 하더라도 중후한 매력의 남성 노인, 그가 풍기는 분위기를 착안했다.

유 작가는 전주에서 한지를 주 매체로 작업하고 있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예술과 한국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한국전통고등학교 공예디자인과에 입학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지, 나무, 칠, 도자 등 다양한 매체를 익혔다.

이후 전북대학교 서양화전공 박사과정에 입학해 폭넓은 시각을 경험했다. 

한편,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교동미술관(063-287-1245)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장천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