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맞닥뜨린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것처럼, 앞으로도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장호 국립군산대학교 총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 총장은 그동안 학생·기업들의 수요를 자세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강도 높은 대학 내부 혁신을 진행해왔다.

‘위기를 기회로’를 신조로 국립군산대 변화에 앞장서 온 이 총장으로부터 현재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 이후 국립군산대학교에서 추진 중인 주요 현안이 궁금합니다.

당선 직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수요자 중심’ 학사 구조 개편이었습니다. 대학에 오게 될 ‘학생 고객’ 중심으로 여러 가지 유연한 제도를 도입해 구축하려 노력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 학교는 기존에 7곳이었던 단과대학을 2곳으로 통합하고, 이외에 8개 학부 35개 학과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대대적인 학사 구조 개편 과정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런 선제적 학사 구조 개편에 나서게 된 배경 가운데는 지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해 정부 일반 재정지원을 받지 못했던 상황이 있기도 했고요.

국립대학 구조상 이런 지원에서 탈락했을 때 학생 등록금으로 재원을 충당해야 하는데, 역으로 이런 지원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오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런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라도 대학 구성원들이 역량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자’라는 것이 이 개편의 중점 요소였습니다.

학생들을 어떻게 학교로 끌어들일 것인가 고민하던 끝에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학생들의 선택’에 집중하기 위한 현황 파악에 나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희 대학은 지난해 70명을 못 뽑았는데, 떨어진 학생은 1,400명에 달합니다. ‘미스매칭’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많은 학생이 원하는 학과 규모를 더 키우고, 상대적으로 적은 학과의 규모를 감축하는 등 학생 고객들의 수요에 발맞추기 시작하자 그만큼 충원율도 올랐고, 재정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입하게 된 여러 학과 중에는 자율전공학부가 있습니다. 기존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던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자기 주도적으로 설계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 도입 취지였는데,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구조 개편 외에도 역량을 집중해 온 부분이 있다면.

대학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로 재정 확보가 꼽힙니다.

무엇보다 앞서 사업 탈락으로 재정 확보에 한 차례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우리 대학의 재정 확충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지역의 강점을 기반으로 특화전략을 세우고, 각종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노력의 결실도 꾸준히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선정된 사업만 해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RIS)사업 ▲미래형 상용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지원센터 ▲미래모빌리티 플랫폼 신뢰성 핵심연구지원센터 ▲초대용량 풍력발전시스템 혁신연구센터’ 등 대형 재정지원사업과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 있습니다. 이런 대형 사업의 잇단 선정으로 이달 기준 올해에만 최소 2,145억 원에 이르는 재정자원을 확보했고, 재정확충 다원화에도 성공해 국립대학교 혁신모델 구축을 위한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특히 관심을 두고 집중해서 추진하고자 하는 업무가 있으시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군산의 위치상 각 산단에 들어온 기업들이 희망하는 실무 인력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 역시 우리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 유형을 살펴보면 먼저 현장 실무 인재, 사무 기획 인재, R&D 인재 이렇게 크게 세 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전북지역에 새만금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수많은 기업이 들어오고 있고, 이에 따라 현장 실무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앞으로 준비될 인재들이 아닌 이미 준비된 인재라는 점에 착안해서 추진하고자 한 것이 ‘기업 채용연계 공유 전공’입니다.

전문대 등을 졸업하고 4년제 일반 대학 학위를 취득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요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학생들이 기업 실무인재로서 현장에서 직접 활동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를 진행하면서 우리 대학의 강점은 새만금에 캠퍼스가 있고, 실무인재를 공급하는 일이 더 쉽다는 점에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업 채용연계 공유 전공 소속 학생들도 새만금캠퍼스에 재학하며 실무인재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앞서 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와 전북캠퍼스, 전주기전대학 등 전문대학과도 학점과 학생 교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아울러 학생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새만금캠퍼스 기숙사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그리고 있는 이런 청사진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을 비롯해,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규정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이를 위한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최근 대학가의 화두인 ‘글로컬대학 30’ 선정을 위해 추진코자 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 대학은 이번 글로컬대학30과 관련, ‘지역 인재를 글로벌 인재로, 세계 인재를 우리 지역 산업 인재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적극적인 MOU 체결과 실무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선포식에서도 △내국인 학생의 세계화(GLOBALIZATION) △외국인 학생의 지역화(GUNSAN-LOCALIZATION) △세계적 수준의 대학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 △지역과 국가가 함께 성장(GROWTH) △세대(GENERATION)간 장벽을 뛰어넘는 △GLOBAL TOP, 지역특화 R&D를 통한 세계적 수준의 역량 확보 라는 ‘6G’ 교육혁신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현재 우리 대학이 가진 베트남, 인도, 몽골 등 글로벌 캠퍼스를 온라인 캠퍼스로 활성화하고, 온라인 플랫폼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할 예정입니다.

2+2 학위제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2년가량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고, 3년 차에 새만금캠퍼스로 와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을 외국으로 내보내 글로벌 경험을 쌓게 할 계획도 함께 수립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시범적으로 20명가량의 학생을 선발, 미국 푸에블로시에 현장 학습을 보낼 예정입니다. 푸에블로커뮤니티 대학과 푸에블로 시, 그리고 푸에블로 소재 세계 최대 규모 풍력타워업체인 씨에스 윈드와도 합의된 내용으로, 참가 학생들은 현지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며 기업 실습과 강의를 병행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직접 나서 보내는 만큼 학생들이 더 양질의 기업에서 실습하며 글로벌 인재로서의 경험도 함께 쌓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외국인 학생들을 국내에서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우리 학생들도 외국에 보내 현지 전문가형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는 쌍방향 플랫폼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단순히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전북지역 역시 발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앞서 학술교류협정(MOU)을 맺은 21개국 156개의 해외 대학에 진출계획을 수립했고, 산학협동 네트워크로 연결된 1,500여 개의 가족기업과 ICC기반 특성화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글로컬대학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통합을 비롯한 대학 내 체질 개선입니다. 

우리 대학은 글로컬대학30 사업이 공고되기 전부터 이미 대학 내 구조 개편을 진행해온 바가 있습니다. 다른 대학들보다 한 발 앞서 나아간 만큼, 이번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돼 군산대의 변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대학이 힘든 시기에 지역사회의 응원이 있어 다시 한 번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반재정지원대학 추가 선정 대학으로 최종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각종 사업을 유치하는 데에도 성공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캠퍼스를 안전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각지대 없애기’ 사업 등을 비롯해 지역과 함께 걸어 나가려 합니다. 항상 지역사회의 든든한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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