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 번암면 철쭉 군락지
 장수군 번암면 철쭉 군락지

장수에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다. 산따라 물따라 벚나무 군락이 끝없이 이어진 길. 벚꽃 흐드러진 봄날, 추억과 낭만이 흐르는 장수군으로 떠나보자.

평균 해발고도 500m, 면적의 75%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장수군은 전라북도 동부산악지역에 위치해 일교차가 크고 해발고도가 높아 여름에도 열대야가 없는 지역이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며 전국 8대 종산 중 하나인 장안산이 있고, 금강의 시작점, 뜬봉샘이 있는 그야말로 청정자연을 그대로 갖춘 곳이 바로 장수군이다.

장수 봄의 시작, 동화댐 벚꽃길
다른 지역에 비해 봄이 늦은 장수. 봄의 시작을 알리는 화사한 벚꽃의 시작은 번암면 동화호다.

번암면 동화호는 3.4에 달하는 면적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남원, 임실 등 4개 시·군에 농업 및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중요시설이다.

 장수군 번암면 동화댐 벚꽃길
 장수군 번암면 동화댐 벚꽃길

장수군 번암면 동화댐을 둘러싸고 푸른 물 주변으로 연분홍빛 꽃이 어우러진 벚꽃은 남원, 곡성 등 남쪽 벚꽃이 꽃비로 날릴 즈음이다.

올해 벚꽃은 따뜻한 날씨 탓에 3월 말 일찍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더니 매서운 봄비를 견디며 마지막 봄을 보내고 있다.

동화댐 주변을 둘러싸고 빼곡하게 핀 벚나무. 동화댐 도로 건너편에는 아직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벚꽃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망향정이라는 정자와 작은 공원이 소박하게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동화댐으로 수몰된 마을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자신들의 추억을 소중히 담아놓은 곳이다.

평소에는 고요했던 이곳도 흐드러지게 벚꽃이 필 때면 봄을 만끽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여 활력이 돋아난다.

아름드리 벚꽃 터널을 만나고 싶다면, 덕산계곡
동화댐의 벚꽃이 하나, 둘 흩날릴 때면 장수읍에서 덕산계곡까지의 4km 구간에 새로운 벚꽃길이 열린다.

벚꽃터널을 따라 달리다 보면 덕산계곡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장수읍 덕산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벚꽃 터널
 장수읍 덕산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벚꽃 터널

맑은 물과 곳곳에 화사하게 핀 진달래,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방화동 휴양림까지 계곡을 따라 데크길이 쭉 이어져 맑은 공기 마시며 쉬엄쉬엄 걷기엔 최적의 장소다.

중간중간 큰 용소와 작은 용소가 기이한 전설을 담고 기다리고 있으니,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앞에서 멋진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말자!

장수 벚꽃 엔딩, 대곡리 주촌마을
번암면 동화호부터 장수읍 덕산계곡으로 차례대로 핀 벚꽃이 떨어지고, 흘러가는 봄이 아쉬울 때쯤, 동화호를 지나 지지계곡을 따라 하염없이 달리다 보면 대곡리 주촌마을에서 장계면 시가지로 내려가는 길에서 장수의 마지막 벚꽃을 만날 수 있다.

장계면 대곡 저수지 벚꽃
장계면 대곡 저수지 벚꽃

따스한 햇살과 봄꽃 향기가 가득한 오는 13일 오전 10시 30분 장계면 논개생가지 주차장에서는 장계면 논개고을 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정춘원)가 주관한 '2023년 논개골 낭만벚꽃 축제의 장' 행사가 열린다. 

날 행사는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논개생가지 투어, 주민 공예 작품 전시, 떡매치기, 다도 체험, 각설이 공연, 지역주민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곳 행사장에서 대곡저수지를 끼고 장계면 오동리까지 펼쳐지는 벚꽃길은 짧지만 드라이브 코스로 아름답다

이 벚꽃길의 시작, 주촌마을에는 대곡관광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논개생가와 한옥 숙박단지가 있다.

주촌마을은 의암 주논개가 태어난 곳으로 의랑루와 단아정, 연못, 논개동상, 논개부부묘, 기념비 등과 초가로 만든 논개생가가 자리잡고 있다.

주촌마을 한옥숙박단지는 백두대간의 기()를 받아 수려한 산세와 물이 있는 곳에 위치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장수 위인의 얼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으로 평화로워 한옥의 고즈넉함과 시골의 정겨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목재와 황토를 활용해 객실을 만들어 가족 단위 숙박은 물론 단체 워크숍, 세미나, 소모임 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흩날리는 벚꽃의 아쉬움, 철쭉꽃으로 달래자.
장수의 벚꽃이 진다고 아쉬워 말라장수의 벚꽃이 지고 나면, 장수에서는 사과꽃과 진분홍빛 철쭉이 얼굴을 내민다.

대부분의 사과꽃은 4월 초순이면 절정에 이르지만, 장수사과는 해발 500m의 높은 고도에서 자라기 때문에 4월 하순이 돼야 꽃이 절정을 이룬다.

장수군에서는 사과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장수읍, 계남면은 물론 장수군 7개 읍면 발길닿는 곳곳 어디서나 사과꽃을 쉽게 볼 수 있다.

 장수군 번암면 노단리 5월 초순경 철쭉 군락지
 장수군 번암면 노단리 5월 초순경 철쭉 군락지

5월이 되면, 장수는 철쭉으로 물든다. 해발 919m의 봉수대의 유적이 지금도 남아있는 봉화산은 오래된 봉수대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클 뿐 아니라 화려한 철쭉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5월 초순이 되면 산 능선과 바위 언덕 곳곳에 군락을 이룬 철쭉들이 바다를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북쪽으로 장안산과 남덕유산, 기백산, 남쪽으로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펼쳐져 그야말로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진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나들이객들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장수군 명소 중 하나인 봉화산 철쭉 군락지, 5월 봄 꽃의 대향연이 펼쳐지는 장수로 더 늦기 전에 서둘러 떠나보자.
/장수=엄정규기자·coc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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