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결과에 대한 여야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전주을이 차기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진보당이 4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원내 진출에 성공한 것과 달리 참패한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물론 후보를 내지 않은 지역구 텃밭 민주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6일 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선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39.07%(17382)의 득표율을 얻어 무소속 임정엽 후보(32.11%)3094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써 진보당은 201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전신인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뒤 8년 만에 원내에 다시 진출하게 됐다.

특히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전북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출마한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군소정당의 후보인 강성희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역 정가와 유권자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첫 원내 진출에 성공한 진보당의 축제 분위기와 달리 참패한 국민의힘은 물론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는 이번 재선거에서 3561(8.0%)를 얻어 6명의 후보 가운데 5등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김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후보로 국민의힘 호남지역 지자체장 후보 중 최다 득표율인 15.54%를 기록한 바 있어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 풍향계인 이번 선거에서 15% 이상 득표율을 내심 기대했었다.

이에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수차례 전주를 찾아 힘을 실어줬지만 기존 보수성향의 절대적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전북도당 위원장인 정운천 국회의원(비례대표)이 출마하려고 했으나 돌연 출마를 접으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진 김 후보에게 여당표가 몰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이 같은 결과에 대해서 정운천 의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단하에 정 의원에 대한 인사조치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 정치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아끼면서도 당장 내년 선거에 미칠 파장 분석으로 분주하다.

사실상 민주당 출신 무소속 두 후보의 패배 속에 4~5명의 민주당 입지자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일당독점의 기득권 정치에 대한 텃밭의 유권자들의 민심이 이번 재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이 표출되면서 차기 총선이 한층 버거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진보당이 비록 1년여간의 짧은 잔여임기지만 원내로 진출하면서 1년 뒤 치러질 총선에서 전주을이 전국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진보당, 정의당 등 다당 체제의 경쟁구도 형성 속에 차기 총선은 각 당의 입지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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