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5일 치러질 전북 전주을 재선거 승리를 둘러싼 예비후보와 입지자들의 정치적 셈법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김호서-임정엽-정운천 의원(가나다순)으로 이어지는 3강 출마자들의 눈치 전쟁이 뜨겁다.

3명의 지명도와 중압감을 비춰보면 누구 한 명 우세하다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선거 판세는 펼쳐지고 있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 등 각 출마자들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가 이번 선거에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주을 선거판을 들여다보면 우선 김 후보와 임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하면서 벼랑 끝 선거를 치르고 있다.

이들은 당선 후 민주당 입당을 말하고 있지만 정작 민주당 입장은 ‘당론에 반해 탈당한 당원은 입당 금지’라는 못을 박고 있어 향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들은 어떤 상황이든지 누구 한 명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그나마 정치적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이번 재선거에 패배한 민주당 탈당 후보는 향후 민주당 간판을 받을 수 없는 ‘정치 야인’의 길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 둘 중 누구 한 명이 이기기 위한 경우의 수 가운데 첫 번째는 정 의원의 후보 출마 포기로 두 명의 후보들이 싸우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민주당 경쟁인 국민의힘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전투이니 만큼 패배의 내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의원이 재선거를 끝까지 치러 최종 승리자가 될 경우 김-임 예비후보의 정치생명은 위험할 수 밖에 없다.

김-임 예비후보들이 정 의원 출마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 것도 이 같은 셈법이 적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9일 전북도의회에서 “정 의원이 사퇴하면 전북 현역 국회의원은 11명에서 10명으로 줄어든다”며 “임기 1년 4개월을 포기하고 재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고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정 의원이 이번 재선거를 완주할 경우 김-임 예비후보들에 대한 표 분산이 예측되면서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50여일 앞둔 시점에 후보단일화 논의가 솔솔 흘러나오는 이유는 정 의원의 출마를 주저 앉히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김-임 예비후보들은 후보 단일화에 대한 구애의 몸짓을 표출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향후 선거 판세도 요동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의 ‘정치는 곧 생물’이라는 말대로라면 상황은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2002~2012년 광역 3선 의원으로 도의회 사상 최연소 의장이었던 김 예비후보가 당시 총선에서 여론조사 1위였는데 컷오프를 당했다”며 “이후 중앙정치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시기를 가졌다는 점이 정치적 노정에 힘든 시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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