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환 '구두'  28.5x37.5 cm, 1932
진환 '구두'  28.5x37.5 cm, 1932

미술관 솔이 전북 서양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since 1945-전북의 서양화가전에는 도내 출신 또는 도내에서 활동했거나 미술사에 영향을 끼친 이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초 공개되는 비운의 천재 화가 진환의 구두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1부를 시작으로, 4월까지 총 4부에 걸쳐 연속 진행된다.

전북미술사에서 서양화(유화)는 일제 강점기 일본 유학을 다녀온 유학파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이후 공교육과 도내에서는 사설미술기관인 동광미술연구소를 통해 작가가 육성되고 알려지게 되었다.

또한 해방 직후 이들을 기준으로 녹광회·신상회·상촌회 등 여러 미술 단체가 생겨났으며 작가들은 전시를 통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김현철 '정물'  45.5x37.9 cm, 1974.
김현철 '정물'  45.5x37.9 cm, 1974.

먼저 1부에선 오지호와 하정 김용봉, 진환, 김홍, 정석용, 승동표, 하반영, 권영술, 이복수, 추광신, 김현철, 한소희, 전병하, 이의주, 박남재, 소병호, 김치현 작가 등 17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은 진환의 구두이다. 이는 그의 유일한 유작전인 1983년 신세계미술관 전시 도록에 수록돼 있다. 제작 시기는 1932년인 것으로 보아 그가 1934년 일본 유학을 가기 전 독학으로 그린 수채화로 보여진다. 색의 농도나 표현력 면에서 그의 예술적 재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진환 작가는 고창 출신으로 홍익대 교수를 지냈다. 이중섭을 비롯한 신미술가협회 소속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주의적이고 향토적인 서정성과 민족주의적인 정서를 담은 그림을 그린 작가로 평가받는다.

또한 그는 함께 활동한 이중섭, 최재덕과 함께 소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근대기 소 그림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요절해 그의 유작은 30여점에 불과하다.

서정만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서양화의 시작과 현재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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