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벌써 1월이 다 지나간다. 이 시점에서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20대 의제는 전라북도 정책 면에서 여러 가지 시사점과 통찰을 주고 있다. 새로운 전북·균형발전, 전북경제 성공도약, 스마트농생명산업, 문화체육관광 산업거점 등 4대 분야에 20대 의제를 내걸고 있다. 필자는 주마가편 격으로 5대 의제를 제시하려고 한다. 5대 의제는 재야에서 도정과 조금 더 거리를 둔 관점에서 설정하는 것이자 전북발전에 시급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내세우는 제1 의제는 후백제왕경복원 정비 사업이다. 천백23년 고도로서 전주의 위상을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2022년 12월 28일 「역사문화권정비법」에 후백제권이 포함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신라의 옛 수도인 경주에서는 2014년부터 2035년까지 일정으로 경주 월성을 중심으로 신라왕경복원 정비 사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금까지 1조 5천억 원이 투입됐다. 전북도 후백제 궁성 복원 정비 등을 서둘러 착수해야 할 것이다. 

  제2의 의제는 완주·전주 통합이다. 완주·전주 통합은 광역시를 지향하며, 궁극적으로는 새만금특별자치시와 함께 전북특별자치도가 추구하고자 하는 초광역 메가시티로 가는 지름길이다. 통합은 큰 돈 안 들이고 큰 돈을 벌 수 있는 의제이다. 통합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행정통합과 정치통합의 동시 추진을 주장한다. 제22대 총선에서 전주 일부 지역과 묶어서 완주 중심 단일선거구 획정을 촉구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제3의 의제는 새만금투자진흥지구를 국제특구로 지정하는 것이다. 국제특구는 외국인 투자를 자유롭게 하거나 국제 금융거래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새만금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외국인 임직원 자녀들을 교육할 수 있는 교육특구를 핵심으로 하는 것이다.

  제4의 의제는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하고, 지난 정부가 농생명에 특화된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중심도시 건설을 내건 만큼 서둘러 금융중심지 지정을 받도록 해야 한다. 「금융중심지법」이 정하고 있는 금융거래와 전문가 양성 등의 기반여건을 전북 스스로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

  제5의 의제는 바이오메디컬시티 조성이다. 불로장생의 첨단의약품을 개발하거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도시를 건설하자는 제안이다.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식품클러스터, 대학교 병원, 연구소, 연구개발특구 등의 첨단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바이오메디컬시티 조성으로 그동안의 낙후를 한 방에 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북 5대 의제는 어떻게 보면 전북 리더십이 깊게 생각해야 할 현안들이다. 현안은 경제낙후와 민생 등 눈앞에 부딪쳐서만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아니다. 전북의 낙후와 병리현상 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통찰을 구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같은 의제가 중앙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발할 것이라는 이유로 주춤거려서는 안 된다. 또 특정정파의 집권전략 상 우는 아이 젖 주는 식의 임기응변에 그쳐서도 안 된다. 한편으로는 전북이 농생명산업의 중심이라는 특성과 연구개발특구라는 장점조차 살리지 못하는 일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무릇 지역 의제는 공적인 것이다. 공적이기 때문에 정책을 연구하고 수립하며 집행하는 관계자들이 불철주야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진 시·도는 국가의 산업경제를 선도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적인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보다 큰 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국회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이 전라북도와 선진 시·도의 차이를 결정적으로 보여준다. 선진 시·도는 국가예산 활동 준비과정에서부터 산업현장의 정책수요를 미리 발굴하고 창출하며 지역 활력화에 나서고 있다. 그들이 국가예산을 더 많이 지원받는 이유이다.   

  5대 의제든 20대 의제든 각 의제의 근본을 추구하며 해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책과정은 기획, 실행, 평가·환류의 체계로 이뤄진다. 2023년 한 해 동안 과학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기를 바란다. 전북 도민 모두가 挑戰竟成의 자세로 철저하게 붙어보도록 하자.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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