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 최초 노출 상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 최초 노출 상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국보로 지정되면서 총 4개의 국보를 보유하게 된 익산시.

백제역사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문화재청은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이하 사리장엄구)를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27일 지정했다.

이는 2009년 1월 14일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사업 중 발견된 유물로, 639년(백제 무왕 40년) 절대연대를 기록한 금제 사리봉영기와 함께 금동사리외호, 금제 사리내호, 청동합 등 총 9점으로 이뤄져 있다.

익산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 수습 장면
익산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 수습 장면

백제 왕실에서 발원하여 제작한 것으로 석탑 사리공에서 봉안 당시 모습 그대로 발굴되어 출토지가 명확해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를 위한 절대적 기준이 됐다.

제작 기술 방면에 있어서도 최고급 금속재료와 백제 금속공예 기술의 역량을 응집해 탁월한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위상이 높다.

이러한 점을 들어 익산 미륵사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의 동력으로 큰 역할을 했다.

사리장엄구 중 금제 사리봉영기는 좌평 사택적덕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639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에 대한 기원을 담은 것이다.

그동안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힌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사리장엄구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유물이다. 서체 역시 곡선미와 우아함이 살아있는 백제서예의 경향과 함께 절대 연도가 있는 유물이 부족한 삼국시대 서예사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사리장엄구 중 금동사리외호와 금제 사리내호는 모두 몸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는 구조로, 동아시아 사리기 중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든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목을 끈다.

청동합
청동합

청동합은 구리와 주석 성분의 합금으로 크기가 각기 다른 6점으로 구성돼 있다. 청동합 중 하나에는 ‘달솔(達率) 목근(目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는 녹로로 형태를 만든 동제 그릇으로, 시주자의 신분이 백제 상류층이었다는 사실과 그가 시주한 공양품의 품목을 알 수 있다. 사료적 가치와 함께 백제 최상품 그릇이라는 점에서 희귀하다.

사리장엄구는 국립익산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이날 문화재청은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 ‘손소 적개공신교서’,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 고려․와 조선 시대 전적, 근대 등록문화재 6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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