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민이 새롭게 판각한 완판본 천자문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제6회 전통판각회원전 ‘천 개의 글자를 담다, 천자문(千字文)’이 내년 2월 26일까지 완판본문화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대장경문화학교의 전통 판각 강좌 회원인 시민 각수(刻手) 24명이 참여해, ‘완판본 천자문’ 책판 32점을 선보이는 뜻깊은 전시이다.

한자 교육을 위한 학습서인 ‘천자문’은 한자를 접할 때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던 입문서이다.

사언고시(四言古詩) 250구(句)로 구성돼 있으며, 한자 학습에만 국한된 실용 교육 서적이 아니라 세상의 지혜를 함께 담은 인문 서적이다. 

그중에서도 ‘완판본 천자문’의 본문은 1916년 전주 다가서포에서 간행됐던 ‘주해천자문’ 형태에 한자의 훈과 음을 현대어로 더하고 편집한 내용이다.

한자 학습용 교과서로 재편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책판의 형태를 갖추고 전통 판각 방식으로 천자문을 새겨, 조선시대 출판 방식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편집 체재를 시도했다.

이번 전시는 출판문화 도시 전주의 시민들이 목판 인쇄 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또, 판각이 완료된 책판을 전시해 시민 각수의 각기 다른 판각 기량을 확인해볼 수도 있다.

‘완판본 천자문’ 책판은 내년 교정 작업을 거쳐 전주 한지로 인쇄해 한자 학습용 교과서로 선보일 예정이다.

시민 각수로 참여한 회원은 “전통 판각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목판 위에 천 개의 글자를 새겼다”며 “완판본 천자문을 통해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지기를 소망한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은 “전주의 출판문화는 과거의 문화유산으로만 남겨져 있지 않다. 오늘, 전주의 문화이자 일상의 풍경이다. 되새기고 기억할 만한 가치를 잇기 위한 시민 각수의 열정에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임다연 기자·idy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