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회가 60년 동안 켜켜이 쌓아온 예술적 역량을 선보인다.

전북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연극 단체인 창작극회. 아직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61년, 전쟁의 비극을 다룬 희곡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박동화 연출)’를 무대에 올리며 창단을 선언했다.

이들은 창단 이후 현재까지 창작극 전문극단으로서 170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이번에는 60주년 기념공연 ‘꿈속에서 꿈을 꾸다’를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연다.

‘꿈속에서 꿈을 꾸다’에는 그동안 창작극회에서 올렸던 작품 ‘아부조부’, ‘꼭두, 꼭두!’, ‘그 여자의 소설’ 등에 등장한 인물들이 총집합한다.

오랜 역병이 물러간 뒤 더없이 아름다운 숲속을 배경으로, 도깨비의 왕이 역병 퇴치를 자축하는 잔치를 준비한다.

하지만 잔뜩 흥겨워야 할 잔치는 어째선지 가라앉아있고, 광대들은 자꾸 슬픈 표정을 짓는다.

사연을 묻는 왕에게 그의 아내는 숲으로 도망쳐 들어온 젊은 남녀의 사연을 들어보라고 권한다.

왕 앞에 불려 나온 젊은 남녀는 자신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들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대를 이어 앙숙으로 지내온 두 집안의 자식들이었다.

남자는 일제 강점기 군무원(‘아부조부’의 병주)과 징용자의 아내(‘꼭두, 꼭두!’의 필례), 6·25전쟁 직후의 검사(‘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의 검사)와 1980년대의 운동권(‘아부조부’의 경원) 등이 속한 집안의 자식이다.

여자의 집안은 부상만 당하고 돌아온 실패한 독립군(‘그 여자의 소설’의 작은댁 남편), 북송된 반공포로의 딸(‘상봉’의 명현), 사할린에서 돌아와 보호시설에서 쓸쓸히 죽어간 노인(‘꼭두, 꼭두’의 만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사람과 그 집안의 질긴 인연이 구구절절 펼쳐지며, 이승과 저승, 산 자와 죽은 자들이 뒤엉키는 원망과 복수, 화해의 시간을 그린다.

이번 공연은 곽병창 극작으로, 연출에는 류경호, 기획에는 박광천이 참여했다. 출연진으로 조민철, 홍석찬, 배건재, 엄미리, 임정용, 류가연, 이종화, 박종원, 성민호 등이 무대에 오른다.

R석 3만 원, S석 2만 원, 비지정석 1만 원으로, 예매는 인터파크와 전주티켓박스에서 가능하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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