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동시 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입을 모으는 이들이 있다.
김형미와 박자호, 송경자, 윤다정, 전경미, 정현정, 한재숙 등 일곱 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곱 명의 시인들이 모여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청개구리 출판사)’를 펴냈다.
‘똥방귀도 좋대’는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스토리창작지원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박예분 시인의 지도를 받아 세상에 나온 동시집이다.
일곱 명의 시인들은 아이의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동시로 옮겼다.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눈여겨보고 그들의 마음을 동시로 쓴 것이다.
이는 오랜 시간 책놀이 전문가로서 아이들과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을 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동시로 절절히 표현할 수 있었다.
“내가 고구마 먹고/뿌웅, 똥방귀 뀌어도 좋대//마지막 남은 고기/후다닥 내가 먹어도 좋대//이리저리 뛰며 점핑 점핑/워프 흉내 내도 좋대//요 녀석, 으이그,/하면서도 엄마는 내가 좋대//나도/우리 엄마가 참 참 참 좋아.//(김형미 시인의 ‘똥방귀도 좋대’ 전문)”
실제로 동시에는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엄마는 내가 좋대’라고 말하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이 묻어 있기도 하다.
이 세상 모든 것에 동심의 생명을 불어넣어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를 그리기도 한다.
“바람 따라 흔들리는/나뭇잎 사이로 조용히 걷는다//바스락/바스락//마른 잎이 자꾸/발밑에서 내는 소리//바스락 바스락/아파스락 아파스락//굴러다니는 나뭇잎 안쓰러워/발뒤꿈치 들고 걷는다//(윤다정 시인의 ‘낙엽’ 전문)”
낙엽을 소재로 한 동시는 세상에 수도 없이 존재하지만, 윤다정 시인의 낙엽은 특별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낙엽 밟는 소리는 ‘바스락 바스락’이라고 들리지만, 윤 시인에게는 ‘아파스락 아파스락’이라 들린다. 낙엽이 아파하는 소리로 들린다는 상상력과 나뭇잎이 안쓰러워 발뒤꿈치를 들고 걷는 다정다감한 면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준관 시인(아동문학가)은 “일곱 그루의 동시 나무들이 저마다 자신의 빛깔과 향기를 뿜어낸다. 그것은 행복과 사랑의 빛깔이다”며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진정으로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부디 이 동시집을 읽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임다연 기자·idy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