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상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한류다.”

동학농민혁명을 진두지휘했던 ‘녹두장군 전봉준’이 창작판소리로 부활한다.

창작판소리연구원은 3개 지역에서 투어 형태로 완판 창작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 공연을 개최한다. 오는 10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을 시작으로 19일 서울 돈화문국악당, 다음 달 10일 정읍 연지아트홀에서 각각 열린다.

지난달 28일 정읍서 진행된 시연 공연.
지난달 28일 정읍서 진행된 시연 공연.

이번 작품은 민중문화운동의 선두 임진택이 야심차게 계획한 ‘새로운 창작판소리 열두바탕’ 프로젝트 중 여덟 번째 작품이다.

임진택 감독이 동학농민혁명사로 판소리를 짜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벌써 40여 년 전의 일이다.

임 감독은 “1982년 친구 김민기가 동학혁명을 다룬 연극 ‘멈춰선 저 상여는 상주도 없다더냐’에서 도창을 부탁해왔다”며 “부랴부랴 ‘안핵사 이용태의 만행’과 ‘황토현 전투 승리장면’ 대목을 판소리로 짜서 출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인 1994년 ‘고부 역사맞이굿’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오랜 세월 동안 쉼 없이 시도하고 고민해왔던 결과물인 것이다.

공연에서는 무능한 왕권과 세도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가련한 백성을 구하고자 했던 수운 최제우의 주유천하와 깨달음으로 문을 열고, 해월 최시형의 포교활동에 이어 녹두장군 전봉준의 등장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의 전개과정을 그린다.

총 3부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는 ‘탐학을 금(禁)해주시오’를 주제로 교조 신원과 고부 봉기를, 2부는 ‘고통받는 민중은 이 시각으로 일어서라’를 주제로 무장기포와 백산포고, 황토현 전승, 전주성 입성을 다룬다. 3부는 ‘갑오세 가보세’를 주제로 집강소 설치, 남·북접 합작, 우금치 전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왼쪽부터 왕기석 명창, 송재영 명창, 광대 임진택
왼쪽부터 왕기석 명창, 송재영 명창, 광대 임진택

주제별로 국내 최고의 기량을 갖춘 명창 3인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1부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이자 판소리 ‘수궁가’ 예능 보유자인 왕기석 명창이 맡고, 2부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이자 판소리 ‘심청가’ 예능 보유자인 송재영 명창이 맡아 소리한다. 이어 3부는 이번 작품의 창본을 완성한 광대 임진택이 장식한다.

여운, 동학, 1982
여운, 동학, 1982

특별히 무대에 설치하는 병풍과 걸개그림, 무대영상에는 여운과 김정헌, 임옥상 작가의 작품을 올린다. 고(故) 여운 화백이 남긴 대작 ‘동학(1982)’과 김정헌 화백의 명작 ‘땅을 지키는 사람들’, ‘땅의 사람들’ 그리고 임옥상 화백의 ‘모로 누운 돌부처’, ‘들불’, ‘땅’, ‘새’ 등이다.

임진택 감독은 “갑오년의 농민 봉기, 반외세 투쟁과 더불어 지금 다시 부각되어야 할 중요한 가치는 동학의 사상과 조직 그 자체다”며 “판소리로 풀어낸 ‘녹두장군 전봉준’은 기실 '혁명'을 넘어서는 '개벽'의 세상을 감지하고 모색하는 만남의 장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공연은 전석 초대로 진행되며, 공연 하루 전까지 문자(010-2680-1907)로 1인 2매 신청 가능하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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