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은 지역 토착 원주민과의 문화적 갈등과 행태 부조화, 열악한 교육 환경으로 인해 안착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일부 도시와 농촌은 모두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ㅠ 또한, 과학과 의술은 인간의 수명을 100살 이상 살 수 있게 만들 정도로 발달하고 있다. 인간 수명이 연장되는 좋은 점에 반해, 특별한 대안 없이 맞이하는 노인들의 노령화 현상은 어쩌면 비극이 될 수도 있다.ㅍ퇴직 후 소일거리 없이 40~50년을 더 살 수 있다면 인생 2모작, 3모작에 대해 준비해야만 한다. 대책 없이 맞이하는 노령화는 후손들에게 짐이 된다. 노령화의 필수체인 소통은 함께하는 노동을 통하여 완성할 수 있다. 공유하는 노동을 통해서 진정한 소통과 신 가족의 즐거움을 찾고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맞이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ㅠ 바로 ‘신 유목민’ 시대를 위한 도시농부를 만들자는 것이다. ‘신 유목민’으로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식량 안보를 이끌어내자는 백승기 전주시민회 신지식장학회 이사의 말을 들어본다     ./편집자 

▲‘신유목민’ 도시농부란?

“도농 교류를 넘어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다시 말해 도시가 농촌이고 농촌이 즉 도시여야 한다”

백 이사는 도시와 농촌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7일 중 4일은 도시 집에서 3일은 시골에서, 혹은 농촌으로 출근하며 일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여가생활과 돈도 벌 수 있다”고 확언했다.

농촌의 경우는 집을 민박으로 제공하며, 생산자이면서 소비자로도 될 수 있기에 도농 간 삶 자체를 위한 생활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도시와 농촌 정책의 방향설정에 대해 “도시는 농촌을 바라봐야 하고 농촌도 도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도심지 개발 프로젝트 등을 오랜 기간 수행했던 경험을 가진 건축사 시각인 셈이다.

백 이사는 “도시 인구가 농촌으로 나갈 수 있고, 역으로 농촌인구가 도시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 될 수 있다”며 “도농 인구가 어디로 가는지 서로 관점만 바꿔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위의 가상 시나리오처럼 서울 본인 집과 농촌 민박집을 서로 번갈아 가며 인생 2모작 등 재생산의 시대를 열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귀농과 귀촌의 개념이 모호해진 도농 간 하나의 생활권역이 가능해질 수 있다.

식량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하다.

그는 “매년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해 밀가루 등 식량 가격 급증처럼 향후 미래에 닥칠 변수들이 수 없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후 변화가 이처럼 지속 된다면 문명을 지탱하는 식량 자원들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데 두 손 놓고 있다간 젊은 세대가 짊어질 문제가 너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청동기 이후 철기, 각종 무기 발달, 산업혁명, 정보화 시대 등 각종 시대를 앞서가는 민족이 항상 우위에 서왔음을 상기시키며 이는 과학의 발달이지 자연환경 변화로 인한 것이 아님을 주지시켰다.

백 이사는 “이제는 자연환경이 변하게 되면서 인간이 미리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며 “농촌으로 되돌아가는 신 유목민 시대를 향한 식량안보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유목민 도시농부’를 정리해 보면...

5년 전 은행에서 정년 퇴임한 유희경 씨는 서울 가족들을 뒤로하고 지난달부터 무주에 있는 태권영농마을로 출근하는 중이다.

한 달 동안 영농기술센터에서 매실과 블루베리 등을 이용한 ‘불노 매실 청’이라는 건강식품 만드는 기술을 배웠고, 이제는 숙련된 솜씨로 매실 청을 직접 만드는 중이다.

월요일 출근해 조합이 운영하는 공동 작업장에서 각지에서 모인 동료들과 목요일 오전까지 일한다.

목요일 오후는 주문받은 제품을 포함한 여러 식품들을 판매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다.

출발 전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의 청소를 깨끗하게 해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얀 침구류와 세면도구 등도 잘 정리해 놓아야 주말 동안 예약된 민박 손님이 들어온다.

덤으로 짭짤한 숙박 수입도 챙기게 된다.

서울에 올라와 하루를 쉰 다음 날인 금요일 오전에는 아파트 공동판매장에서 주문 예약한 제품을 전달하거나 판매한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여가를 보낸다.

이상은 백승기 신지식장학회 이사가 내세우는 도농 교류를 통한 도시농부 ‘신 유목민 시대’를 살아가는 시나리오다.

▲백승기 이사

백승기(57) 이사는 1991년 대학 졸업 후 입사한 한보그룹이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해체되면서 이듬해인 1998년 ㈜승보이엔씨건축사사무소를 창업했다.

이어 중국 흑룡강성 해림시 한중우의공원(백야 김좌진 장군 기념관)과 강릉영동대학 캠퍼스 조성계획 및 건축설계, 관악구 호전크리닉 타워 개발과 MD기획, 김제 아리랑 문학마을 등 대규모 도심지개발 프로젝트 등 각종 문화와 레저, 상업, 업무, 연구시설의 건축설계 등을 도맡아 왔다.

완주 출신인 백 대표는 바쁜 일정에서도 전북의 미래 가치 실현을 위해 결성된 향우 모임인 전주시민회와 ‘전사들(전북사람들의 약칭)’, 재경 출향 인사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사)신지식장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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