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배원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호기롭게 외치는 이 두 마디가 세계를 뒤흔들었던 때가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파격적인 홍보마케팅의 일환인 ‘Feel the Rhythm of Korea!’에서 이날치 밴드 등이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을 노래와 춤으로 재해석한 영상이다. 이 영상은 유튜브 누적 조회수 6억뷰를 넘었다. 전 세계 인구의 10명 중 1명이 이 콘텐츠를 봤고, ‘범’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영상과 노래는 조선팝이라는 장르의 가능성과 가치를 확고히 끌어올리며, 한국전통음악인 판소리와 국악이 현대음악과 어우러져 새로운 K-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조선팝은 국악의 특징적인 이야기와 리듬, 멜로디를 팝(Pop)적인 요소들과 결합하여 현대적으로 편곡한 장르로, 보컬인 소리꾼을 중심으로 밴드음악, 전통악기, 현대악기 등이 함께 연주한다. 결합 형태에 따라 변주가 자유로워서 그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전주는 조선 숙종 대에서부터 이어온 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통해 판소리 명창과 국악 명인을 배출해온 국악의 도시이자,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과 소리를 만끽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도시인만큼, 조선팝의 더 큰 발전과 글로벌 시장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전주는 조선팝 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조선팝 뮤지션들과 함께 조선팝 글로벌 공연콘텐츠를 발굴·추진하고 있으며, 국가관광거점도시로서 전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조선팝의 매력과 진가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팝 장르를 개척한 서도밴드를 초청, ‘전라감영 조선팝 콘서트’를 개최한데 이어, KBS 특별방송 ‘조선팝, 드랍 더 비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악단광칠의 개막공연, 퓨전밴드 두 번째 달과 소리꾼 김대일이 함께한 ‘조선팝, 전주의 봄 콘서트’를 진행, 많은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또한 전국의 숨은 신예 조선팝 뮤지션들이 모여 현대판 대사습놀이를 펼친 ‘2021 전주 조선팝 페스티벌’을 통해 전주를 조선팝의 거점도시로 자리매김시켰다. 올해는 전주 풍패지관과 기지제 수변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2022 전주 조선팝 상설공연’으로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의 흥겨운 조화를 한껏 뽐내며 시민과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8월과 10월에는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2022 전주 조선팝 페스티벌’을 개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조선팝을 즐기고 누리는 축제이자, K-소리라는 전주의 문화 자산을 글로벌문화관광 콘텐츠로 성장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은 평범하지만, 그만큼 진실한 말도 없다. 민선 8기 전주시는 오백 년 역사의 조선왕조의 본향(本鄕)으로서의 풍요로운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속의 글로벌 전주로 거듭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선팝은 전주시가 나아갈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지역의 든든한 문화 자원이자 경제자산이 되는 귀한 콘텐츠가 될 것이다. 
 전주가 국악의 가락과 흥이 넘치는 조선팝의 거점도시로 더욱 성장하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와 함께 춤출 수 있도록 모두의 깊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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