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수 교육평론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마음과 교육 현실을 냉철하게 짚은 책이 출간됐다.

박성수 교육평론가는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도서출판 공명)’을 펴고 입시교육과 사교육 전담에서 벗어나 진짜 교육에 다가서는 공교육을 적극적으로 기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밴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7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세계가 인정하는 해당 분야의 천재라는 것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다.

그들은 우리의 공교육에서 길러내지 못한, 알아보지 못한 천재라는 사실이다. 입시제도에 올인한 우리의 ‘교육열’에 기댄 것도 아니었다.

허준이 교수는 오히려 공교육에서 “수학만 빼고 잘했다”고 고백해서 충격을 주었다. 우리가 숭상해 마지않는 우리나라 주요대학들은 세계 대학 순위권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사회 전체가 주요 대학과 인서울 대학 입학이 교육의 최종 목적인 것처럼 입시교육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것일까.

교육부에서 오랜 시간 교육정책을 담당해온 저자는 한국 교육의 현주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회 전체의 ‘공부신앙’에 발맞춰 아이를 대학에 무사히 입성시키기 위한 자신의 입시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 애쓰는 대다수 학부모들의 심정을 직시하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어 이 책을 썼다.

책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학부모에게는 그에 대한 허심탄회한 고찰을, 문제의식이 없는 학부모에게는 우리 교육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준다. 또, 우리나라 공교육의 현주소가 있기까지 그 유례를 짚어보고, 어쩌다 ‘공부신앙’이 사회 전체에서 편협한 방향으로 흘러가 굳어버렸는지 실질적인 자료와 근거에 기반하여 일깨워준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오늘부터 현실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의 마음과 요구를 살핀다. 이어 여전히 구시대적인 사고와 지식으로 아이를 몰아붙이는 학부모들에 대한 경계와 조언을 덧붙인다.

공부에 대한 권위와 만능주의에 앞장서는 공교육과 교육계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잊지 않는다. 학부모와 교육계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대안은 6장부터 본격적으로 제시된다. 우리나라 교육의 최종 결과물로 지향되는 ‘대학’에 대한 고찰이자 신랄한 변화를 요구한다.

박성수 교육평론가는 교육부에서 30여년 간 진로교육정책과장, 학생복지정책과장, 대학학사제도과장, 학술장학정책관 등 다양한 교육정책에 참여했다. 저서 ‘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가 있다. 현재 전북대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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