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차전지(충·방전이 가능한 배터리) 재활용 선도기업이자 전북의 대표기업인 성일하이텍이 올해 코스닥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는 두 번째일 정도로 높은 관심과 이목의 집중을 받았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성장한 향토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이 기업은 국내 유일의 배터리 재활용 전문 업체로 이차전지를 해체, 열처리 후 분말로 가공하여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니켈, 코발트, 리튬, 구리 등 고순도 배터리용 소재로 추출하는 기술과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를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재사용(Reuse)과 재활용(recycle) 두 가지로 나뉜다. 재사용(Reuse)은 배터리팩(모듈의 집합체)이나 모듈(셀의 집합체)을 검사하여 용도를 바꿔가며 배터리의 수명까지 다시 사용하거나 배터리셀(Cell, 배터리의 작은 단위)로 분해하여 재조립하여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전기자동차에 사용한 수명이 남은 배터리를 농업용이나, 건설기계용으로 1차 재사용하고 이륜차 등 라스트마일에 2차 사용하며 최종적으로 에너지저장 장치라는 ESS(Energy Storage System)에 사용하는 방안이다. 용도와 사용처에 따라 배터리의 특성이 조금씩 다른 점에 착안한 것이다.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적(最適)의 시점을 찾아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적의 시점에 재사용이 이루어져야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높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은 정부 지원으로 기술원과 도내 전기차 기업이 현재 공동 연구 진행 중에 있다. 내년까지 수행하는 본 프로젝트는 전기차의 구매 비용까지도 낮출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다음으로는 재활용(Recycle)이다. 재활용은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분해하여 원재료인 니켈, 리튬, 코발트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들은 희귀금속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기업 측면에서는 글로벌 경영 화두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조에 발맞출 수 있는 친환경 산업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 요소가 된다. 향후 폐배터리 관련 시장이 2040년에는 87조원으로 확대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 배터리의 재사용과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기술이다.
도내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와 전기차 업체인 명신,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등도 배터리팩 생산 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재사용 기술개발과 성일하이텍 중심의 재활용 기술이 집적화되면 전북은 ‘배터리 소재–배터리 모듈–재활용’에 이르는 전주기 공정을 갖춘 지역으로 발전하게 된다. 새만금에 천보 등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전해질, 양극재 기업들이 속 속 들어서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또한 전북에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개발 지원 인프라도 갖췄다. 기술원에도 배터리 모듈 및 팩을 시제작할 수 있는 시설과 배터리팩의 화재 등에 대한 안전성 시험 평가 시설을 새만금산단에 구축 중이다. 전북TP에는 배터리셀을 제작하고 이를 평가할 시설이 구축되어 있다. 정읍에는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호남권 폐배터리 거점수거센터가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국 4개 권역 중 하나로 전기차 폐배터리의 효율적인 회수와 재활용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전북도는 미래차 산업벨트인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상용차와 특장차 중심의 주력산업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 기업들과 연계한 재사용·재활용 기술 개발을 더한 전기차·특장차클러스터와 새만금 하이퍼루프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ESG 산업 그리고 앞서 언급한 우수하고 유망한 기술을 가진 기업을 발굴 육성해 전북의 효자산업  탄생에 산학연관이 협업과 기술개발에 매진해 나가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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