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하대학교 한 건물에서 여학생이 성폭행당한 뒤 추락사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전북에서도 전북경찰청 소속의 한 프로파일러가 여성 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끊이지 않는 성범죄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급생 성폭행 가해자인 인하대 1학년 A 씨는 현재 성범죄만 인정해서 준강간 치사 혐의만 적용돼 수사를 받고 있다. 건물에서 밀어 떨어뜨린 건 아니라며 살인 혐의는 부인하고 있어서다. 그런가 하면 전북경찰청 소속 유명프로파일러 B 씨는 최근 소속기관의 허가 없이 민간 학술단체를 운영하면서 여성 제자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행까지 했다는 학술단체 회원들의 주장과 증언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성범죄 관련 고소·고발이 접수되지 않아 관련 수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자격 기본법위반 등의 혐의로 직무 고발되고 직위는 해제된 상태다.
죄의 경량이나 의혹에 대한 진실 여부는 수사를 통해 드러나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를 유독 불안케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성 문제가 심각하게 자리를 잡고 있음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전 국민을 분노케 했던 N번방 성 착취물 제작 사건과 관련해 조주빈이 42년형을 선고받는 등 성 문제에 대한 처벌이 일부 강화된 측면이 있음에도 일반의 성범죄 의식이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일반의 접촉이 활발해지면서 성범죄와 폭행이 다시 늘고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성범죄 건수는 5,581건으로 1분기 4,979건보다 12% 정도가 늘었다. 이 중 94.4%인 5,267건이 검거처리가 되긴 했지만 언제든 우리 주변 누구나 심각한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범죄란 점에서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특히 성범죄 피해 당사자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극심한 심적 고통은 자칫 생명을 앗아 갈 수도 있는 매우 질 나쁜 범죄다. 인하대생 성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전국 각 대학이 야간 출입 관리를 강화하고 방범 시설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성폭행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대상 역시 불특정 다수를 포함한다. 술 먹고 취했다면 정상참작하고 합의하면 형 낮춰주는 솜방망이 처벌로는 절대 이를 해결할 수 없다. 지속적인 사회적 성인식 전환 노력과 함께 성범죄 사범에 대한 예외 없는 강력한 처벌 의지와 관련법 보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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