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를 바탕으로 둔 음악극을 의미하는 ‘창극’은 한민족의 삶과 정서를 가락에 실어 민족의 혼으로 승화시킨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은 올해의 정기공연작으로 창극 ‘청, 꽃이 되다’를 오는 8일과 9일 이틀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선보인다.

‘청, 꽃이 되다’는 동초제 심청가 창본 원작과 소리를 모티브 삼아 정통 소리를 올곧게 넣어 작창했다.

원본 소리에 충실함과 동시에 기존의 공연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심청의 생모인 곽씨부인을 조명한다.

심봉사와 곽씨부인의 만남 등 이야기를 창작해 심청과 만난 사후(死後) 곽씨부인의 존재를 입체적 인물로 형성해 ‘효’에 대한 정서를 더욱 짙게 표현했다.

현실과 현몽(現夢) 두 가지 갈래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무대와 영상 조명의 표현 양식도 두 가지로 구분된다.

심봉사 집과 장승상댁 집, 궁궐 등의 공간은 실제 무대에서 조형물로 구현했다.

극이 시작되는 현몽의 공간과 혼이 된 곽씨부인을 만나는 장면, 심청이 수궁에 빠져 곽씨부인과 만나는 장면은 영상의 힘을 빌려 초월적이며 추상적 양식으로 표현했다.

이번 공연은 총제작과 작창에 조영자 창극단장, 지휘에는 권성택 관현악단장, 안무는 이혜경무용단장의 내부 제작진과, 원전은 동초 김연수 창본, 각색·연출에는 최교익, 작곡에는 김창환, 드라마투르그는 조용수가 맡았다.

최교익 연출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으로 대본과 연출을 해왔지만, 도립국악원 창극단과의 만남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욕심도 한껏 내면서 창극 제작에 임하고 있다”며 “심청, 심봉사, 곽씨 등은 사실주의예술사조에 입각해 내면의 울림을 기반으로 관객과 마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창에는 조영자 명창과 김세미 명창(9일), 장문희 명창(8일)이 맡아 이야기를 든든하게 이끌어간다.

▲ 연습 중인 출연진들(사진 전북도립국악원 제공)

심청 역에는 최현주, 심봉사 역에는 김광오, 곽씨 역에는 박영순, 장승상댁 역에는 최삼순, 뺑덕 역에는 차복순, 황봉사 역에는 박현영 그리고 어린심청 역으로 이효원이 객원 출연한다.

이밖에도 쟁쟁한 실력의 창극단 단원들이 무대에 총출동해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조영자 창극단장은 “이번 창극은 동초제 심청가 소리를 대중의 시선에 맞춰 만들었다”며“사회가 점점 삭막해져 가는 이때 심청이 꽃이 되어 환생하는 아름다운 효의 사상을 되새겨, 좀 더 우리 사회가 성숙되고 안정되어 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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