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송정수 명예교수가 동학농민혁명사 연구의 오랜 과제였던 전봉준 장군의 가족사를 명쾌하게 밝혀냈다.

새 책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혜안)는 송 교수가 2018년 펴낸 <베일에서 벗어나는 전봉준 장군>에 이어 전봉준 장군을 연구해서 이뤄낸 두 번째 저서이다. 두 저서의 주제와 내용은 연결되기 때문에 함께 읽어야 전모를 알 수 있다.

이들 두 책에서 송정수 교수가 논지를 전개하면서 제시한 주요 근거는 <천안전씨세보병술보>이다.

이 <병술보>는 저자가 처음 발굴하여 학계에 소개한 것으로, 전봉준 장군의 가문과 가계, 신상은 물론이고 출생지가 고창 당촌이라는 사실 등을 확인했던 자료였다.

이번 저서에서도 이 <병술보>를 근거로 전봉준 장군 선대의 세거지와 이동 과정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책의 핵심 근거는 전봉준 장군 증손자의 증언이다. 장군의 증손자가 나타난 것이다. 증손자는 현재 진주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전장수 씨이다.

증손자의 출현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것은 전봉준 장군의 혈손이 이어져 왔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갑오년에 활동했던 동학농민군들의 후손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가 전하고 있는 증언은 지금까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온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에 관해 생생하고도 사실적인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문헌사료는 역사 연구의 기본이 되는 것이지만 인멸되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이럴 경우, 발굴해서 채록된 증언은 불완전한 문헌자료를 보완해주기도 하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복원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그 효용 가치가 크게 인정이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새로운 증언을 바탕으로 모자이크 단편과 같은 자료들을 짜 맞춰서 커다란 그림을 구성하는 것처럼 전봉준 장군 개인과 가족사의 전모를 보여주고 있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를 역임했다. 명청사학회, 동양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청사학회, 동양사학회, 역사학회 평의원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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