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으레 떠오는 것 하나는 빳빳한 새 돈인데, 올해는 글쎄’.

전북지역 신권 교환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코로나19로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여전히 유효하고, 방역당국의 고향 방문 자제 요청이 잇따르면서 신권 교환을 위한 시민들의 걸음이 예년에 비해 뜸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한국은행 전북본부. 은행 안쪽은 줄을 선 이가 없어 비교적 한산했다. 거리두기 탓에 드문드문 거리를 둔 의자들이 죽 늘어서 있었지만 앉는 등 대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통상 10~20분가량 줄이 늘어서 있곤 하던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는 게 한국은행 전북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몇몇 시민들은 여전히 고향 방문을 앞둔 가족들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모습도 어김없이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 한국은행 전북본부 앞에서는 드문드문 안쪽을 드나드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개 나이가 많은 노인들로 이뤄진 방문객들은 손에 새 돈이 든 봉투를 꼭 쥔 채 은행 건물을 나섰다.

이날 한국은행을 찾아 신권을 교환한 A씨(80대)는 “그래도 모처럼 손주가 온다고 해 깨끗한 새 돈으로 세뱃돈이 주고 싶어 은행을 찾았다”며 “손주가 이 세뱃돈과 함께 새해 복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런 모습은 다른 은행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찾아가 본 전주지역 은행 지점 대다수는 비교적 한적한 모습이었다. 설 연휴가 부쩍 가까워진 전날과 이날 신권 교환을 위해 몇몇 방문객들이 찾긴 했지만 예년과 달리 확연히 줄어든 추세라는 것이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전날(8일)까지 접수된 화폐교환 건수는 총 21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건수와 비교해 약 42%가량 줄어든 수치다.

하루 평균 273건으로 파손된 지폐의 교환까지 포함하면, 세뱃돈 목적의 신권 교환은 훨씬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관계자는 “화폐 교환을 요청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어르신들인데 이번 명절의 경우 정부에서도 이동 자제를 요청해 고향 방문객들이 줄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며 “통상적으로 설 연휴 전날 몰리기도 하니만큼 아직까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내일도 그리 많은 이들이 찾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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