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제한으로 설 당일에 찾을 수 없다고 하니, 미리 성묘하러 왔습니다”.

설 명절을 앞둔 마지막 주말. 전북지역 장사시설들에는 미리 조상을 찾아 뵙는 시민들의 발길들이 잇따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설 명절기간 장사시설들이 제한운영 등에 들어가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6일 오전 10시께 찾은 임실 호국원. 주말 오전,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차장에는 이미 차량 30여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안장 묘역 길가 곳곳에는 차들이 연이어 늘어서기도 했다. 제각기 돗자리며 작은 꾸러미들을 챙겨 든 참배객들이 묘역 곳곳을 누볐다. 번호와 이름을 살피며 가족의 묘비를 찾아 헤매던 이들은 챙겨 온 조화를 갈고 앞에 자리를 잡은 뒤 성묘를 했다. 절까지 마친 참배객들이 가족들과 모여 앉은 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호국원을 찾은 이모(55·충북 청주)씨는 “원래 당일에 찾아오지만 이번에는 명절 연휴기간 중에는 호국원이 닫힌다고 해 찾아오게 되었다”며 “명절 당일은 모르겠지만 명절 전 주말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점심 무렵이 가까워지며 차들의 줄은 점점 길어졌다. 그와 함께 호국원 내 제2충령당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시설 내부 출입인원에 50명 제한을 두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이따금 줄을 기웃거리던 이들이 문간 앞까지 다가서는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50명 인원 제한이 있어서 지금은 들어가시기 어렵다”는 직원 만류를 받고 줄 끝으로 돌아갔다. 계단 아래까지 내려왔던 줄은 점심시간이 다 지나기 전까지 길어졌다 줄어들기를 반복했다.

조부모님을 이곳에 모시고 있어 찾아왔다는 김모(22)씨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명절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이런 곳에서 명절 느낌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찾은 전주 효자공원묘지 앞에도 모처럼 설 명절 이전 성묘를 하려는 이들의 차량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록달록 조화더미를 늘어놓은 상인들도 “여기 조화있어요”라며 고객잡기에 분주했다.

이날 묘지나 봉안당 등을 찾은 시민들은 제각기 각자의 방식으로 조상을 추모했다.

이와관련, 전주시의 경우 설 연휴기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안시설 폐쇄와 사전예약제 운영 등 방역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민간 봉안시설 6개소에 대해서도 연휴기간 폐쇄와 사전예약제 시행 등을 권고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위중한 만큼 공원묘지 및 봉안당 방문을 자제하고 사전예약 및 방역수칙 준수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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