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혼자 영업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주문서는 카운터로 가져다주세요”. 전주시 송천동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2)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홀로 업무에 나섰다. 몇 차례 고비를 겪었지만, 지난 12월부터 강화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거리두기 강화전 보다 50%이상 떨어졌다. 아르바이트비를 줄이고자 김 씨 스스로 배달에 나서는 일도 허다하다.
그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회식 등을 자주 갖던 인근 매장 업주도 한숨만 쉬고 있는 중”이라며 “누구 한 사람만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니고, 다같이 힘내야 할 시기인데 이 기간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앞이 보이질 않는다”고 한숨지었다.
다만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하니 기대감이 있다”며 “매장 특성상 가족단위 손님이 많은 만큼 5인 이하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2. 전주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40대 A씨는 80%가량 줄어든 매출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그는 “어느 정도 매장 내 규모가 있는 카페의 경우 테이크아웃보다도 매장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매출 비중이 큰 편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재난지원금도 지급받았지만 매월 나가는 월세를 메우기도 역부족이다. 접촉을 최소화시키고 확진자를 줄여야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렇듯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되다보니 어느 정도는 생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조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그는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안 되는 상황이 맞기 때문에 엄격한 방역수칙을 적용해야한다는 입장에는 동의하지만, 비슷한 업종임에도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되는 그 기준에 상대적 박탈감도 있다”며 “최소한 매장 내 음료 섭취가 가능하도록 완화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3. 전주지역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 중인 B씨도 거리두기 완화를 기대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보통 식사나 음주 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잦은 노래연습장 특성상 9시 이후 영업제한조치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B씨는 “노래벙 특성상 9시 이후의 고객이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며 “다른 업종과 달리 타고객과 분리가 확실한 만큼 오후 9시 시간제한을 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거리두기 조정방안 논의를 앞둔 가운데 전북지역 자영업자들 가운데서도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조치로 ‘숨통이 트일까’하는 희망과 함께 혹시 ‘자신의 영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까’하는 걱정 탓이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대부분 업소 사활이 걸려있는 상황을 감안, 거리두기 완화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번 풀어주면 또 어디서든 몰린 사람들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 ‘제발 방역수칙을 잘 지켜서 이 상황 좀 끝내게 해 달라’는 입장도 상존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거리두기 2단계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워진 실정은 잘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곧 다가올 설 명절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면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해서라도 모임을 자제하는 등 방역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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