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이웃이 되길

오피니언l승인2020.09.16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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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현 전기안전공사

유년시절에 외국인은 책에서만 접할 수 있는 낯선 존재였다. 그들은 세계 어딘가에 있을 미지의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변하여 외국인과 쉽게 마주치게 된다. 외국인을 보는 것은 흔한 풍경이 되었다.
 한때 전주시에서 주관하는 시민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직장의 이전으로 정착하게 된 전북혁신도시를 좀 더 알아가고 싶어 시작한 활동이다. 시민 블로그 기자단의 역할은 지역행사나 제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민의 눈으로 담아내는 일이다.
 첫 촬영 주제는 ‘다문화가족 외국문화전도사’ 였다.  2000년대 이후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태양의 후예’ 등 드라마와 여러 뮤지션들의 활약으로 한류 돌풍이 불고 있다. 우리문화를 세계인들도 보고 들으며 즐기는 만큼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많이 늘었다. 외국문화전도사로 촬영 주제를 정한 것은 새로운 이웃으로 살아가는 외국인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생면부지의 낯선 땅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고 싶었다.
 취재를 위해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일본에서 이주해 온 선생님을 만났다. 그녀는 이주 16년차로 남편의 고향인 전주에서 아이를 낳은 뒤 정착했다고 한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낯선 외국에서 정착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전주가 일본 고향의 분위기와 비슷하여 전주의 풍경에 추억을 겹쳐보며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고 한다.
 주민센터에 붙여진 외국문화전도사 공고는 그녀의 삶에 변화를 주었다. 외국문화전도사는 자신의 모국문화를 전하는 사업으로 이주 여성들의 지역정착에 도움을 주고자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한 사업이다. 그녀는 문화전도사가 되어 일을 하면서 친구도 얻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고 한다.
 그녀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일본 문화를 전파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일본의 살아있는 문화 그 자체였다. 그녀를 통해 일본의 문화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지역아동센터 원장님은 외국문화전도사 제도가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미디어로만 보던 외국의 문화를 직접 접하여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경제 사정 등으로 외국에 나가기 힘든 아이들에게 좋은 제도라며, 다양한 국가 이주민이 전도사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이들은 타코야끼 만들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고소한 기름을 머금은 촉촉한 반죽에 쫄깃한 문어살 이 들어간 타코야끼는 아이들의 미각을 사로잡을 좋은 소재이다. 이러한 친근한 소재들은 아이들이 타국의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세상을 넓게 포용하게 만들 것이다.
 아이들이 문화전도사에게 배운 지식으로 이주 외국인과 편하게 어울렸으면 좋겠다. 같은 이웃으로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이제 외국인은 좋든 싫든 대한민국 하늘아래 같이 살아야 되는 소중한 이웃이다. 국가 간의 역사적 사건과 정치적 충돌로 생긴 갈등은 평범한 개인이 뒤집어 쓸 것은 아니다. 우리 이웃으로 정착하여 살아가는 외국인만이라도 우호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한다. 앞으로 이주민은 더욱 늘어나리라 생각된다. 그들을 향해 편협한 시각을 가진다면 분명 사회적 문제가 생겨날 것이다.
 요즘, 코로나 19라는 세계적인 위기로 외국문화전도사 제도가 운영되고 있을지 미지수다. 한동안 선생님과 아이들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지나갈 것이다. 구름이 걷히고 햇살 받은 바다위로 황금빛 바닷길이 열리듯 어려운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과 아이들의 해후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선생님과 아이들같이 우리 주위의 이주 외국인들도 이방인이 아니라 한 지붕 아래 따뜻한 이웃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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