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남원시가 광한루원 춘향사당 내에 봉안돼 있는 춘향영정을 9월말까지 철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11일 남원시에 따르면 현재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돼 있는 춘향영정은 1961년 이당 김은호가 그린 것으로, 5.16군사쿠데타 직후 송요찬 내각수반이 기증했다. 영정 원본은 향토박물관에 보관돼있고, 복사본을 춘향사당에 봉안해 왔다.

그러나 작가의 친일화가 논란이 제기되면서 영정철거 요구가 논란이 돼 왔다.

실제 김은호(1892~1979년)는 일본식 채색화 기법을 익혔고, 조선미술가협회의 일본화부에 참가해 전쟁 지원을 위한 친일 미술작품을 심사하는 등 태평양전쟁 기간 중 적극적인 친일파로 활동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고,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이에 남원정신연구회 등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친일화가의 춘향영정을 즉각 철거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남원시의회가 의원총회에서 춘향영정의 교체를 유보하면서 다시 한번 논란이 됐다.

당시 시의회는 9월 10~13일 개최되는 제90회 춘향제는 김은호의 춘향영정을 사용하고, 앞으로 여론조사를 통해 교체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남원정신연구회는 성명서에서 “1931년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남원유지와 의기들이 3·1운동 정신과 민족혼으로 춘향사당을 건립했다. 그리고 민족화가 강주수는 춘향영정을 유관순같은 독립투사를 모델로 해 옷을 태극의 색으로 했다”면서 “춘향사당의 일본춘향 하루카를 민족화가 강주수의 춘향영정으로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논란 끝에 남원시가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남원시는 친일잔재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김은호 작가의 춘향영정을 9월말까지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안내판을 제작 설치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혼선을 방지하고,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춘향영정 교체는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남원시 관계자는 “9월말까지 김은호의 춘향영정을 전면 철거하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춘향영정을 봉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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