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전임의와 전공의가 본격 휴진에 들어갔지만, 우려했던 의료공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의료시설은 휴진에 동참하면서 “코로나19 엄중한 상황에 문 닫는냐”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실제 본보 확인 결과 이날 오전 중 찾은 전주지역 약 20여 곳의 동네 의원은 대부분 진료를 보고 있었다.

전주시 보건소 홈페이지에는 집단 휴진 기간인 28일까지 진료하는 병원 명단을 게시하고 있는데, 이 명단에 실려 있지 않은 의원들도 일부 진료를 진행 중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27일이나 28일 중 휴진하겠다는 안내를 미리 게시해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휴진에 들어간 병원도 일부 있어, 해당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병원을 찾았던 이모(21)씨는 “평소 다니던 병원에 무심코 들렀는데, 닫혀있다는 걸 이제 알아 헛걸음만 했다”며 “동네 병원까지 문을 닫을 줄은 몰랐다. 막상 닫힌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전주시보건소가 사전 조사한 결과, 관내 의원급 병원 478개소 가운데 약 400곳에 가까운 곳이 기존과 다름없이 진료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아직 어떻게 진행할지 정하지 못한 곳도 100여곳 가량이다.

하지만 상급 종합병원 등에서 기존 파업 중이던 전공의들에 더해 전임의들까지 가세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진료를 보던 의료진의 피로 가중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전북대병원의 경우 전문의 일부까지 함께 파업에 들어가면서 전공의 168명, 전임의·전공의 24명이 파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원광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118명과 전임의 64명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응급환자나 위급한 수술의 경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수술의 경우 환자와 의사 간 협의 하에 일부 연기되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의료차질은 일어나지 않았다.

당장은 전문의 등이 나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장기화 시 일선 의료진들의 피로가 쌓여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파업 강행을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날 만난 한 시민은 “입장은 이해를 하겠지만 요즘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어느 정도는 서로간에 양보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며 “큰 지장 없이 서둘러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전임의 파업과 관련해 이날 오전 8시께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상태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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