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팔복동산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모씨(38, 전주시 노송동)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임시공휴일에도 구슬땀을 흘리게 생겼다. 회사에서 아직 휴무확정을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주와 생산이 매일 끊임없이 이어지는 근무 특성상 어느정도는 이해를 하면서도 남들은 다 쉬는 상황에서 자신만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이 여간 못마땅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씨는 "근무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임시공휴일에도 일해야 하는 상황이 힘빠지는 것은 사실이다"며 "회사가 이번주 안에 결정을 내려줘야 휴가 일정을 조정할텐데 아무래도 근무하는 쪽으로 기울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오는 17일 임시공휴일에 휴무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가동중단 시 생산량과 매출액에 타격이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중소기업 휴무 계획 조사'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인 50.3%는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8월 17에 휴무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무를 계획하는 중소기업이 10곳 중 3곳(28.7%)도 되지 않고, 아예 휴무를 실시하지 않는 중소기업도 2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휴무에 참여하려는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내수 살리기에 적극 동참(62.8%)'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심신회복 및 직원들의 사기진작(18.6%)', '관공서, 은행 등 휴업으로 업무처리 불가능(14.0%)'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휴무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답한 중소기업들은 '가동중단 시 생산량과 매출액 등에 타격이 큼(39.7%)'을 제1 이유로 꼽았으며, '납품기일 준수를 위해 휴무 불가능(33.3%)'으로 응답한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임시공휴일의 지정효과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가계소득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휴일지정에 따른 소비개선 효과가 크다고 응답한 비율(35.7%)이 효과가 적거나 없다고 응답한 비율(18.3%)에 비해 두 배 넘게 조사돼 임시공휴일 효과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에는 전북지역 중소기업들도 포함돼 있는 만큼 도내 중소기업 사업장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공휴일 사용을 주저할 것으로 보고 적극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 제기됐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의 휴식시간 보장과 내수진작 등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기대감은 크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은 매출액 감소나 납품기일 준수에 대한 걱정으로 휴무를 할 수 없거나 아직까지도 휴무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며 "임시공휴일을 감안한 대기업들의 납품기한 연장 등을 통해 많은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적극 공휴일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