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환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얼마 전 삼일절을 보내며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일절은 우리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독립 의사를 전 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날이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삼일절은 또 다른 의미로 통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취업준비기간도 길어지는 상황을 반영한 신조어로‘31살까지 취업을 못하면 취업길이 막힌다.’는 뜻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밖에도 단적으로 취업난을 보여주는 신조어들이 많이 있다.
대5(대학4년이 지났으나 졸업하지 않고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교 5학년)와 무전무업(돈이 없으면 취업도 할 수 없다) 또한 청년들의 구직 어려움과 실업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신조어들 중 일부이다. 신조어는 여러 사회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데 청년 실업과 관련된 신조어가 쏟아져 나온다는 것은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대변해 준다.
 통계청에 의하면 2020년 청년 실업률은 7.7%, 청년 실업자가 32만 9천명에 육박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취업에 필요한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주거나, 전문가 무료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알선해주고 청년구직활동 지원금을 지원해주는 등 청년들의 구직 기회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정책들이 무색하게 청년 실업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농업·농촌이 고용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모험가로 알려진 짐 로저스는‘우리의 미래는 농업에 희망이 있다'고 역설했다. 로저스의 말처럼 농업은 상당히 중요하고 우리에게 있어 필수적이며, 국가 식량안보의 파수꾼이자 생명산업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어 언제나 함께 가야 하는 산업이다. 또한 농촌은 6차산업의 발달로 미래 유망산업이 될 것이고, 정서적 치유와 안정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과 잘 맞는 힐링 공간으로써 앞으로 농촌 어메니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농촌은 청년들에게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도전하면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 농업이라고 생각한다. 유능하고 패기와 열정으로 뭉친 많은 청년들이 농업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영농여건과 농업환경을 조성해 젊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와 농업과 농촌사회에 새로운활력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는 농촌 본연의 가치를 최대한 살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시행하고 있다.
 ▲ 농지은행사업 예산 1653억을 확보하여 2030세대 농지지원 사업을 실시해 미래를 이끌어갈 예비농업인(청년창업농, 2030세대, 후계농업경영인 등)에게 보다 좋은 조건을 농지를 공급하는 제도를 마련하였다. 또한 연령과 영농경력, 경영규모에 따른 농가를 4단계(진입-성장-전업-은퇴)로 구분하여 영농후계인력 육성부터 고령농의 노후생활까지 보장하는 농업인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였다.
 또한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사업을 통해 청년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농촌을 첨단 기술 혁신의 거점으로 설정해, 농업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그밖에도 ▲지역개발 사업을 통해 기초생활인프라를 구축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여 청년들의 농촌 진입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고령화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농촌에도 활력을 불어 넣어 행복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내가 보낸 삼일절의 두 가지 의미를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스러진 선조들은 청년들이 이토록 힘겨운 하루살이를 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농촌을 통해 청년들이 부모로 부터 완전한 독립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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