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에는 특수복장까지 착용해서 화장실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해요. 그래서 물도 안 먹어요.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 일도 큰 결심이 필요해요”

교대시간에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휴게실로 나온 고창군보건소 김여미(32)주무관과 만났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얀 방호복으로 무장하고 안경 위에 고글과 마스크까지 낀 차림이었다.

“방호복 안으로 땀이 흐르고 숨이 가빠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선별진료소 개소 이후 지금까지 최전선에서 밤 낮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김 주무관 목소리는 결연에 차 있었다. 

진료소 근무자들은 우주복과 비슷한 전신보호복(레벨D)과 N95 마스크, 고글과 장갑 등을 착용해야 한다. 30분만 지나도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고창군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지난 1월27일 개소 이후 20명의 검채를 채취하고, 88명의 상담이 이뤄졌다. 3일 오후 4시 현재 고창군 관내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의료진 한 사람, 한 사람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어요. 의료진들과 함께 고창군민들이 협력하면 코로나19 위기는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을 거예요” 김여미 주무관의 떨리는 목소리가 긴 여운으로 남았다.

/고창=신동일기자.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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