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명의 사상자를 낸 남원 사매2터널 사고와 관련, 터널 특성을 감안한 대응 매뉴얼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1중 추돌사고로 이어진 이번 사고는 17일 낮 12시 20분 23초 터널로 진입한 대형화물차가 앞서 가던 군용 장갑차 트레일러와 추돌로 인해 끌려가다 터널 내에서 미끄러지듯 2차로에서 정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뒤따르던 승용차와 트레일러가 차례로 정차하면서 터널 내 정체가 시작되고, 터널 내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차량들이 잇따라 진입하면서 2차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하면서 참사가 벌어졌다.

이 같은 상황은 첫 사고 발생 시간인 낮 12시 20분 23초에서 불과 2분 만에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대형인명피해가 삽시간에 벌어지는 터널 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응 매뉴얼이 절실한 상황이다.

1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터널 내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로는 터널 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상황실 직원이 내부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상황을 인지, 이후 터널 외부에 설치된 차단막을 수동으로 가동시켜 터널 진입을 차단한다.

또 사고가 발생한 터널 인근 전광판을 통해 사고 발생 현황을 알리고, 통행 가능한 차선을 안내하는 표시하는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사고가 발생한 터널의 경우 첫 사고가 발생한 이후 3분여가 지나고서야 상황실에서 상황을 인지, 차단막을 가동했지만 이미 터널 내부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진 후였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터널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상황실에서 상시 모니터링 중이지만 현장 상황에 맞춰 즉각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사 상황실에서 터널 내 설치된 CCTV를 통해 모니터링 하면서 원격관리스템을 통해 차단막과 전광판, 차선제어기 등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상황실마다 수십개의 CCTV화면을 확인하다보니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상황을 인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터널 내 사고를 즉각 인지할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아 인지시점부터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터널 내 교통사고에 대한 안전 매뉴얼에 대한 재점검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A교수는 “짧은 시간에도 대형사고로 번지는 터널 사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터널 내 사고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로 즉각적인 대처가 이뤄지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터널 같은 경우에는 인지가 아닌 예측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터널 진입 시 속도 감속 등의 안전장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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