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소녀 직공의 이야기를 다룬 ‘조선국녀(朝鮮國女)’ 다큐멘터리가 총 90분 분량의 풀HD 해상도로 제작돼 보급된다.

남원문화원(원장 김주완)은 정유재란 때 남원에서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직공 소녀의 기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와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을 제작해 보급한다고 11일 밝혔다.

다큐멘터리의 시작은 만인의총을 찾아 참배하는 일본 오사카의 야오나미 복음교회 후쿠시마 도시오 목사와 그가 보내온 편지 한 통으로부터 시작된다.

임진왜란 및 정유재란 당시 일본은 조선의 도공, 화가, 서예가, 공예가 등 세공품을 만들 수 있는 장인들을 무수히 끌고 갔다.

다큐멘터리는 정유재란 때 남원에서 직공 소녀가 강제로 끌려가 베 짜는 기술을 전파하고 일본 직공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기록을 추적한다.

1597년 남원성 서문에 배치된 쵸소카베 모토치의 휘하 병사인 오다니 요쥬로가 베 짜는 소녀를 강제로 일본 고치현의 벽촌인 가미카와구치까지 끌고가 조선의 모직기술을 하타 지역에 전파하게 된다. 당시의 오다니가의 족보, 그리고 지역의 역사자료인 대방정사의 기록을 추적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이를 어린이부터 일반인까지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그림책으로 각색해 발간했다.

소녀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남원시 사매면 수동마을에서 시작해 정유재란의 발발, 일본으로 끌려가는 과정, 일본 벽촌에서의 생활, 베 짜는 기술의 전수 등 일본으로 끌려가 고향을 그리워하다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잠든 소녀의 애달픈 삶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앞서 남원문화원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2019년 지방문화원 원천콘텐츠 발굴지원사업 특화콘텐츠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국비 8000만원을 확보, 일본 현지 조사활동 등을 실시했다.

이번에 제작된 다큐멘터리와 그림책은 전국 230개 문화원과 주요 도서관, 관내 초·중·고등학교와 작은도서관 등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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