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날씨만큼 도민들의 기부 손길이 얼어붙었다고 한다. 온정의 손길이 줄어든 데는 기업 및 개인 기부가 줄어들고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우리의 기부문화까지 얼어붙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도내 저소득층 가구의 난방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매년 후원자들에 의해 진행되는 연탄기부가 올해는 지난해 40만장의 절반 수준인 20만장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도내 14개 시·군 중 군지역의 경우 연탄 배달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말연시면 거리에서 구세군 냄비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구세군 자선냄비도 형편이 비슷하다. 전주객사와 한옥마을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세밑 거리모금의 대표 격인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액은 지난해 6850만9733원보다 1360만원이나 적다고 한다.
때문에 한국구세군은 자선냄비 수를 줄이고 아예 모금목표액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들의 어려운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100원이라도 귀하게 여기겠다는 뜻이라고는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목표금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르는 ‘사랑의 온도탑’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가 올해 목표한 모금액은 78억1800만원으로 현재까지 46억여원을 모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기부경험이 줄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도 들린다. 지난 1년간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중은 25.6%로 2017년 때보다 1.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 때의 36.4%에 비해서는 무려 10.8%포인트나 줄었다.
더욱 안타까운 건 향후 기부 의향도 줄었다는 점이다. 향후 기부의향이 있는 사람은 39.9%로 2017년 조사 때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고통과 어려움은 여러 사람이 나눌수록 가벼워진다. 불우한 이웃에 대한 온정과 배려는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바탕으로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소외계층이 많다. 복지정책의 증대로 좀 나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따뜻한 이웃의 온정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도 많다.
기부는 꼭 돈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지극히 적은 액수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넉넉하지 않더라도 어려운 이웃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지 않도록 지금이야말로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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