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한정 전북대 신약개발연구소장
 
세상은 격변하고 곧 우리는 우리의 삶이 아닌 타자, 우리 아닌 외부의 존재, 즉 인공지능 같은 존재가 우리의 삶을 제공하고 대신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정보 속에서 하나의 작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 원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사람의 개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삶의 가치적 기본 원칙을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는가?”
 
사람을 채용하고자 할 때 흔히 대두되는 기준 ‘인성’과 ‘지성’이라는 키워드에 답을 찾고자 한다. ‘인성’은 사람의 됨됨이, 가치관, 삶의 자세를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성품을 말하며 ‘지성’은 인성과 더불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판단, 사고력을 지칭하고 있다. 기존의 세대는 배운 바가 없고 겪은 바가 없는 앞을 알 수 없는 미래시대에서 어떠한 인성과 지성이 필요한지를 제시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바람직한 인성을 가진 인재란 ‘적어도 이성적이고 민주적인 독립된 책임지는 성품에서 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라고 명시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개념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난이 닥쳤을 때 여자를 먼저 대피시키는 것은 그가 신체적 약자이므로 배려하는 것이고 같은 범법행위를 하여도 청소년들에게는 관대한 것은 그들이 사회적 관습과 가치정체성이 미확립되어 있다고 보고 개선의 여지를 폭넓게 관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칸트는 학생들에게 늘 ‘철학을 배우지 말고, 철학함을 배우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철학함이란 “이성을 주체적으로 사용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자기도 모르게 남의 시선이나 관습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과 자기 정신의 주인이 되어 자기를 쓰는 것이 철학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인성은 4차산업혁명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지성’은 단편적인 지식에서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지식이 철학과 연결되었을 때 비로소 지성이라고 명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가치관이 지식과 교양을 기반으로 채워졌을 때 보다 성숙되고 조화로운 인성과 같이 어우러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성과 지성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교육현장에서 요구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덕목이 될 수 있겠다. 이러한 바탕 아래 미래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인재육성에는 산업혁명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정보화시대의 전문적인 소양을 쌓는 것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전공분야의 역량을 넘어서 가장 원천적이고 중요한 것은 융합역량으로 각기 다른 전문적인 분야를 연결하여 새롭고 성숙한 창의성을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목적이 됨에는 어느 누구도 이견을 내세우지 못할 것이다.
 
필자는 오랜 기간동안 신약개발과 생명현상을 탐구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단편적인 정보하나하나로는 큰 의미를 주지 못하던 개념이 두 세 개가 연결되면 새로운 창이 생기고 성과로 이어짐을 발견하곤 하였다. 화학에서 세웠던 주기율표가 생명현상에서 녹아서 적용되는 것을 보고 수학에서 배운 함수가 세포의 이동확률로 이어짐을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꼈다. 이의 지속적 연구가 가능함은 생명에 대한 경외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이는 협소한 영역의 일을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생명의 정체성을 규명하고 그를 설명하고 적용함에 있으며 이는 인문학적 삶의 자세와 연결이 된다. 거의 대부분의 자연과학자들을 비롯한 모든 연구자의 공통적 모습이라고 하겠다. 미래시대를 준비하는 세대들에게 자신있게 어떠한 역량을 키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조화로운 인성과 통합, 융합할 수 있는 지성을 가지고 준비하라고는 감히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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