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산미술관(관장 박인현) 레지던스 2기 입주작가 나바니타(Nabanita Saha·인도)와 사라우트(Sarawut Chutiwongpeti·태국) 작가 성과보고전이 29일까지 열린다.
  9월에서 11월까지 입주해 작업하는 두 작가는 조관용 미술평론가와 함께 비평가 매칭을 진행하고 그들 작품이 담론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제1전시장의 나바니타는 연석산 인근에 있는 완주 동상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실개천을 소재로 한 ‘Streamlet of melody essence’ 시리즈 총 9여점의 동상의 풍경을 담았다.
  제 2전시장의 사라우트는 일상의 삶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소재를 '바람, 거짓말, 꿈'이라는 주제로 총 9여점의 드로잉을 선보인다.
  나바니타의 ‘Streamlet of melody essence’ 시리즈는 자세히 관찰해 보면 동상 계곡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린 풍경화는 아니다. 군청색에 진한 파랑색들로 표현된 나뭇잎들에서 보이는 색감과 배치들이 이국적인 정취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의 시리즈는 ‘과거’와 ‘현재’의 체험을 통해 흐르는 작가 내면의 심상이 ‘여울의 흐름’을 나타내는 흰색을 매개로 하여 우리에게 다가온다. 여울의 흐름이 머무는 곳은 작가에게 있어서는 <Streamlet of melody essence v>이며, 그곳은 정지용 시인이 향수에서 표현하고 있는 실개천의 소리에도 귀 기울이려고 하는 심상의 세계이다.  그곳은 나/너, 도시/농촌, 인간/자연, 주체/객체의 위계조차 구분되지 않은 채 인간과 자연의 본성의 리듬들이 <Streamlet of melody essence> 시리즈에서 보는 것처럼 서로 공존하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분투하는 사람들에게나 열려 있는 세계는 아닐까.”(조관용)
  사라우트는 9개의 드로잉을 통해 이번 전시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그가 우리에게 건네고 있는 이야기는 ‘바람, 거짓말, 꿈’ 시리즈를 통해 지난 15년 동안 끊임없이 탐구하며, 사색해 온 주제들이다. 이번에 그가 풀어놓은 보따리는 공간을 가득 채우거나, 화려한 불빛으로 우리를 유혹하며, 혼돈의 세계로 끌고 가는 것과는 달리 종이 위에 음양으로 형태를 주고 벽에 걸어 놓은 드로잉들이다.
  그의 작품 소재들은 달, 우주왕복선인 챌린지호, 별동별, 인공위성, 해골, 태국 신화 속의 동물들, 고라니 등으로 그가 일상에서 뉴스나 신문을 통해 끊임없이 마주한 것들이거나 또는 연석산 미술관 주변을 산책하면서 마주한 것들이다.
  “그가 제기하고 있는 9개의 드로잉들은 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소재들이며, 그 소재들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의 부조리한 삶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9개의 드로잉들은 ‘바람, 거짓말, 꿈’ 시리즈로 건네고 있는 이전의 전시들과는 달리 해골 이미지를 통해 보이는 눈동자의 표정을 보면 약간의 유머스러움과 익살스러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한 표정은 우리에게 작가가 알고 있는 무언가를 전달하기 위한 교훈적이거나 계몽적인 내용이 아니라 작가도 풀 수 없는 그러한 내용을 우리와 함께 이야기를 통해 나누기 위한 모습과도 같다.”(조관용)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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