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 대부분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한데 일을 하러 오려는 사람은 없죠.”

10일 오전 9시께 완주군 한 딸기 농장, 11월 수확철을 맞은 딸기 농장에서 10여명의 여성들은 딸기를 따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50~60대 고령인구와 외국인 근로자들로 전남지역 한 농촌 마을 주민들끼리 하루 일당 7만원을 받기 위해 소위 ‘작업팀’을 꾸려 아침 새벽부터 먼 길을 달려 농촌원정근로에 나선다.

매일 이들을 실어나르는 차량은 작업반장의 승합차로 별도의 허가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상태로 운행하고 있다.

또 작업반장은 장거리 운전뿐만 아니라 농촌일도 같이 하고 있어, 운전 시 졸음운전을 하기 일쑤다.

최모(62)씨는 “일손이 부족한 농촌과 생활비가 필요한 동네주민들에게 일을 소개하고 있다”며 “매일 새벽 장거리운행과 밭일을 같이 하고 있다보니 가끔 졸면서 운전할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가 농촌의 일손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별 농협에 ‘농촌인력중계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농촌 일손 지원자 대다수가 50대에서 80대 고령자들로 서류를 통한 신청 등에 어려움과 농장주의 인건비 절감 등 이유로 농촌 원정근로의 아슬아슬한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고창에서 양파 파종 작업을 하러 온 작업자들이 타고온 버스가 전복대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고창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6시께 고창군 대산면 지석리 한 도로에서 A씨(60)가 운전하던 미니버스가 논바닥으로떨어져 뒤집히는 사고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B씨(72‧여)가 숨지고, A씨 등 11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전남 영광에서 지내던 주민들로 양파 파종 원정근로를 가기 위해 고창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당시 사고 지점 도로에 짙은 안개와 농촌 지역 부실한 도로안전시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에 농업 관계자들은 “농촌일 대부분 사람의 손이 필요한데 항상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사설인력사무소나 마을 모임 등의 원정 작업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농촌 인력에 투입되는 인력 대다수가 고령화 인구와 외국인 근로자인 만큼, 정부가 농촌의 인력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의 현실에 맞춰 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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