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어스름한 숲속에 적당한 빛을 분배한다. 그 빛이 마치 어둑한 숲이 품고 있는 둥지 같다. 마치 한 땀 한 땀 수놓듯 일일이 세필로 그린, 비현실적일 정도로 세세하게 그려진 숲 그림이 살아있는 숲의 본성을 향유하게 하고, 숲길이며 길의 본성에 대해서 사색하게 한다.”(고충환 미술평론 2012 ‘류재현-숲을 걷다가 길을 생각하다’)
  갤러리숨(관장 정소영)의 전시기획 <공감-공유> 다섯 번째 전시, 류재현의 ‘Over There’가 지난 21일부터 오는 11월 2일까지 열린다.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주목받는 작가 류재현의 작품은 대부분 길과 숲이 함께 한다.
  숲과의 교감은 인간으로서 걸칠 수밖에 없던 온갖 허울을 벗어 버리게 하고, 가장 고요한 상태로 마음을 안정시키며 섬세한 감각의 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자신 안으로 시선을 돌리면 우주와 함께 호흡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인간 자신의 심경으로 천지 사이에 태양처럼 유유자적하면서 스스로 우주만물의 변화의 도를 깨우쳐 그 도에 따라 삶을 영위함을 의미하는 장자의 ‘소요유라’ 하겠다.
  그의 작품 속 ‘시원의 숲’, 그리고 그 수풀 사이로 열린 길은 그 앞에 선 감상자를 아련한 기억 속 어느 시간, 어느 장소를 감각하며 근원을 알 수 없는 아련함으로 빠져들게 한다. 어느 곳에 가든지 쉬 만날 수 있는 일상적 풍경을 통해 ‘인간 본연의 그리움’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갤러리숨의 전시기획 ‘공감-공유’는 개성있는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기 위한 전시다. 작품을 통한 공감과 공유를 원하는 작가의 신청을 받고, 소정의 심의 후에 선정된 작가의 전시를 진행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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