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숙 사회적경제지원단장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 김장은 우리 민족의 가을철 풍습으로 고되지만 정겨운 일 중 하나였다. 겨울동안 먹을 많은 양의 김치를 장만해야 했기에 집집마다 품앗이를 해야 하는 동네 주민들의 잔치이기도 했다.
품앗이는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고유 정서인 공동체 그리고 상부상조의 결정체다.
공동체정신은 현대사회에서 그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다.
19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과 도시 중심의 발전, 산업구조의 변화로 경제적으로는 발전했으나 인간소외, 양극화 등 사회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시는 있지만 마을은 없고, 사람은 살지만 이웃이 없이 각자 살기에 급급한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도시마다 자발적 혹은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공동체 사업이 많이 생겼다.
마을공동체란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며 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다양한 활동들을 말하며, 이웃과 어우러져 살며, 주민이 꿈꾸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삶의 장소인 마을에서 공존, 상부상조하는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을 말한다. 마을을 위해 주민이 함께 하는 일 대부분이 마을공동체 사업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마을공동체 사업의 범위는 매우 넓고 마을공동체의 시작은 소통을 통한 인간관계 회복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전주시는 행복한 사람의 도시, 그 해답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한 전주형 공동체를 통해 찾아가고 있다.
공동체 사업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 해결하기 위해 해당 지역시민들이 각자 마을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자 지역화의 핵심으로 민선 6기 출범 이후 시민중심형 능동적 지원 사업이 다양해졌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2014년 한국 지방정부 최초로 공공조직으로서 국 단위 사회적경제 지원단’을 신설하고 ‘전주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기본 조례’제정, 공동체 육성사업 등을 전개했다.
전주는 동네에서 직접 기른 싱싱한 채소를 이용해 비빔밥을 판매하는 식당이 마을기업으로 자리잡고 있고, 어르신들이 전주의 명주인 막걸리를 판매하는 막걸리 주점, 영양 가득 빵을 만들어내는 빵집이 사회적기업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전주형 공동체 사업인 ‘온두레공동체’를 통해 전주시민 누구나 이웃과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일을 도모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와 교육, 경제 등 다양한 분야, 259개의 온두리 공동체가 함께하는 행복한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전주시는 온두레공동체 외에도 이웃 간 정이 사라지고 있는 아파트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공동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1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아파트공동체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마을주민이 지역 내 자원조사와 필요한 사업들이 무엇인지 직접 찾아보고 계획하는 원도심 마을계획수립 사업 등 다양한 공동체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온두레공동체 중 ‘천사길 사람들’ 공동체는 지난 2017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전국 공동체 한마당 행사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느루걸음’과 ‘동화나래 연구소’ 공동체는 ‘이그나이트 V-korea 대회’에서 각각 대상과 장려상으로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렇듯 전주시는 공동의 가치를 지켜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시장 논리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어 사람과 사람을 잇고 경쟁 구조에서 배제된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