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현장에는 '키다리 아저씨' 있다

오피니언l승인2019.10.10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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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을 흔히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른다. 키다리 아저씨는 미국의 소설가 진 웹스터가 1912년에 펴낸 소설의 제목이자 등장인물이다. 책의 인기와 함께 키다리 아저씨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심한 배려를 베푸는 사람을 뜻하는 관용어가 됐다. 비단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 외에도 심리적, 기술적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도움을 주는 이들도 포함된다.
 키다리 아저씨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인물이다. 특히 도움을 받은 인물이 조금씩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부듯함을 느끼고 지속적인 도움을 준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이러한 키다리 아저씨들이 있다. 개인은 물론 공동체까지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인물로 주목 받고 있다.
 우리 농업분야에도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농업·농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농촌진흥공무원이다. 이들은 농업·농촌의 발전과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하고, 우수한 농업기술을 농업·농촌 현장에 신속하게 보급하며 우리나라 농업의 도약성장에 이바지하고 있다.
 과거 농촌진흥공무원들은 농촌운동에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함께 다수확 품종인 ‘통일벼’ 보급에 힘썼고 이를 통해 쌀 자급자족의 기반을 만들었다. 1980~1990년대에는 한국형 비닐온실 개발과 보급으로 연중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2000년대부터는 외국에 지불하는 농가의 로열티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국산품종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며 품종 독립을 이뤄내고 있다. 최근에는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등을 접목해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연구와 시범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며 농업의 미래를 여는데 기여하고 있다.
 농업은 꾸준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흐를수록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에 놓여있다. 하지만 농업의 비중이 줄어든다고 해서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가 옅어지는 것은 아니다.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까지 발전의 원동력은 농업이다.
 농업은 식량생산은 물론 경관유지, 환경보전, 전통문화계승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가치를 주목받게 될 것이다. 농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농촌진흥공무원들은 본연의 역할은 물론 농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농업과 농업인의 경쟁력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각 지역 농촌진흥기관에서 농특산품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과 가공창업기술 지도가 활발하다. 농업분야 창업 활성화를 통해 농산물의 부가가치 향상과 농외소득 증대, 더 나아가 농식품 수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의 경우 군산 동네빵집들이 지역 농특산물인 흰찰쌀보리로 지역 대표 빵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 사업을 했고, 개발된 빵은 ‘보리진포’라는 상표를 부여해 흰찰쌀보리를 널리 알리고 있다. 이 결과 지역 내 흰찰쌀보리를 생산하는 농가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동네빵집도 자생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농촌진흥청은 각 지역에서 농촌진흥사업을 추진하는 농촌진흥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그들의 열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 2001년부터 ‘한국농업기술보급대상’ 이라는 포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맡은 농촌진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노력하고 농업인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한 이들을 위한 상이다. 매년 10명 내외의 수상자를 선정하며, 지난해까지 총 167명의 수상자가 나왔고 12월에는 올해의 주인공이 발표된다. 
 얼마 전에는 지난해 한국농업기술보급대상 수상자 10명의 현장 경험과 농촌지도 비결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사례집도 발간했다. 지역에서 ‘문견이정(聞見而定)’의 마음가짐으로 뚝심 있게 농촌진흥사업을 추진한 농촌진흥공무원들의 진솔한 현장 기술지도 비결을 확인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농업인 고령화, 농산물 소비감소 등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다양한 어려움은 쉽게 해결할 수 없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반드시 있다. 이를 위해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농촌현장의 키다리 아저씨들을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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