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 거취를 놓고 정국이 다시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소모적인 정치논쟁은 접고 이젠 정말 민생 좀 챙겨달라는 추석민심은 뒷전이 됐고 오직 정치적 이해득실 따지기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다.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여당은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했고 정치안정을 통한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하는 게 추석 민심이라고 진단한 반면 야당은 임명 강행에 대한 국민적 불만에 침묵할 수 없다며 연일 강공 드라이브다. 
급기야 자유한국당 황교안대표는 조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삭발까지 했다. 여야의 극한 대립이 어디로 번질지 가늠조차 힘들 만큼 정국은 안개속이다. 조장관 사퇴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한국당 공세가 수위를 높여가면서 국회일정은 차질을 빚게 됐고 여당의 총력대응을 위한 맞불공세 역시 만만치 않아 극적인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한 국민들은 또다시 지루한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치졸한 말싸움에 대책 없는 정신적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들의 모든 정치행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국민’이다. 하지만 그 어떤 국민도 대화나  합의는 뒷전인체 오직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달려들어 국가를 혼란에 빠지게 하고 국민을 불안케 하는 정치행위를 반기지는 않는다. 자신들의 정치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특정 다수의 국민이란 편한 단어를 활용하는데 불과한 못된 행위를 드러내 놓고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조장관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미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죄가 있으면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지면되고 모든 의혹이 명백히 해명된다면 성실히 장관직을 수행토록 하면 된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끌어내려야 한다’ ‘가족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정치권 모습에서 진정 국민을 위한 행위라고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조국정국에 함몰돼 이도 저도 못하는 정치가 우리의 미래라는 사실이 암담할 뿐이다.
51대49의 정치가 아니라 소수의 극렬지지층을 결집해 이를 통해 세를 불려가겠다는 정치 공학적 접근에 많은 국민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끝 모를 정쟁에 대화마저 사라진 한국정치의 퇴보를 국민은 냉정히 보고 있다. 장관한명 거취 때문에 국회가 멈추는 나라. 뒤로 가는 정치 이젠 정말 그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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