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목 놓아 독립을 외치던 그 날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 나라 주인인 여러분은 지금 무엇에서 독립해야 할까요?”(조은경 수석교사)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전주근영중학교(교장 윤희경)가 역사 속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오늘날에 비췄다.

근영중 조은경 수석교사가 일본인 교사와 2005년부터 진행한 한일공동 평화수업 그 열아홉 번째 ‘2019 대한민국 청소년 독립 선언서 만들기’가 28일 오전 3학년 1반에서 열린 것.

수업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과정과 의의를 살폈다. ‘안중근 기념사업회’ 일본위원으로 활동 중인 스즈키 히토시 전 일본 요코하마 시립중 교사는 “1994년 처음 한국에 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접하곤 굉장히 감동했다”면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건 개인이 아닌 제국주의에 대한 의거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안중근의사 순국 109주기 추모식에서 안중근의사숭모회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조 수석교사는 “유관순 열사로 기억하는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일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으며 3월 중순 전주까지 번졌다. 당시 인구 2천만 명 중 200만 명이 몇 년 동안 참여했고 해외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이후 체계적인 행보를 위해 임시정부를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밑바탕인 ‘3‧1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살폈다. ‘3‧1독립선언서(기미독립선언서)’는 만세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이 한국독립을 선언한 글이다. 여기선 독립 당위성을 밝히고 조선인을 자주민이라 하며 자주독립, 평화, 자유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다.

스즈키 히토시 씨는 “일본 교과서에는 3‧1운동 내용이 조금 나와있어 이번에 독립선언서를 접했다. 지난 겨울부터 열심히 공부했는데 자주독립, 평등, 평화 부분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일본 동료와 후배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나눴다.

3‧1운동을 비롯해 1960년 4.19혁명, 2016년 촛불혁명까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독립에의 의지, 오늘날 학생들이 꿈꾸는 ‘독립’은 무엇일까. 3학년 1반 곽혜린 학생은 “어른들의 시각에서 독립하고 싶다. 간섭하거나 잘하는 애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를 나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들은 공부, 청소년 노동 불안정, 외모 차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컸는데 미국 도움 없이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스스로 분단에서 벗어나자는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장애인과 외국인 노동자 등 소수자 차별, 학벌과 직업 따지기도 털어내자고 덧붙였다.

같은 반 이창훈 학생은 “3·1운동과 독립선언문을 배워서 좋았다. 3·1운동이란 내가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살 수 있는 이유”라는 의미를 보탰다.

세상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100여 년 전 셀 수 없었을 제2, 제3의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는 21세기에도 존재한다. 이들은 한국의 여러 독립을 꿈꾸며 성장하는 중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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