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 162.2x112.1cm 한지에 수묵채색 2018

  “앞으로도 현대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 실험적인 예술을 통해 변화하고 연구하라는 의미의 상으로 생각합니다.”
  현대인의 모순적인 모습을 사회적 가면을 통해 비판했던 한국화가 김판묵(34)이 ‘제5회 군산미술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자신의 첫 개인전에서 ‘방독면’을 ‘왜곡된 소통, 제한된 시각, 모순, 여과된 본능, 욕망, 익명성의 안도감’을 대변하는 소재로 활용해 크게 주목을 받았다. 앞서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관념적 시선과 가치관으로 인해 절규하는 인간의 내면을 그린 작품 ‘창’(2009년 작)을 통해서 드러낸 인간의 모순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그는 ‘침묵의 시선’, ‘LIKE’, ‘사이’ 등 개인전을 가졌으며 지난해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에서 진행한 ’청년공동체 프로그램‘에 선정돼 열었던 여섯번째 개인전 ‘안과 밖으로부터’까지 일관성 있는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 사이 80.3x130.3cm 한지에 수묵채색 2018

SNS 등에서 쏟아지는 정보와 이미지 그리고 일회성이 짙은 인간관계속에서 느껴지는 정체성 혼란과 상실 문제에 대해 집중하고 있으며, 전체주의로 인해 소외되고 있는 개인의 자아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제 작품을 보신 분들 상당수는 ‘대기 오염을 시사하는 내용이냐’고 물으시곤 하는데 그 또한 맞는 해석일 것 입니다. 현재 우리들은 실제로 마스크를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스크는 미세먼지라는 산업화의 부산물(욕망에 의한 오염 물질)을 막아내어 인체(자아)가 오염되는 것을 막습니다. 제 작품에 등장하는 방독면을 뒤집어 쓴 인물은 있는 그대로 노출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상징한다고 할까요?”
  그는 계속해서 실험적인 작품들과 동시대의 문제점들에 대해 자신만의 예술 언어로 해석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시리즈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방독면은 물론이고 사회적 가면으로 사용했던 연기(‘LIKE’ 2017)나 책(‘사이’ 2018)같은 소재들이 여러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긴 호흡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 2~3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가면’으로는 제가 하고픈 이야기를 다 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기’를 소재로 한 더 다양한 작품을 보여준다면 보시는 분들에게 더 깊은 느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판묵 작가

시리즈 작품은 이르면 오는 9월 25일부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산미술상은 군산미술상 위원회(위원장 이승우)가 지역을 지키며 작업에 매진하는 작가들을 격려하고 창작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제정한 상이다. 고 서희화 작가(1회), 김병철 작가(2회), 이상훈·고보연 작가(3회), 유기종 작가(4회)가 수상했다.
  시상식은 22일 오후 4시 군산 이당미술관에서 열린다.
  김판묵 작가는 군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했다. 모교에서 조교 생활과 함께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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