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선 전주대학교 부총장

 

국격의 사전적 의미는‘한 국가(國家)의 대외적(對外的)인 품격(品格)’을 의미한다. 이 국격을 가늠하는 것으로는 국력, 체력, 경제력, 군사력 등이 있다. 또한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체류하느냐 하는 것도 한 국가의 국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2016년 통계청의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 실태분석에 의하면, 1,413,758명의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을 출신국가별로 분류하면 중국(한국계) 490,000명, 중국 201,764명, 베트남 133,106명, 태국 82,225명, 미국 51,875명, 필리핀 51,808명, 우즈베키스탄 45,670명, 캄보디아 44,358명, 인도네시아 41,656명, 네팔 32,413명, 스리랑카 26,735명, 몽골 26,120명, 미얀마 21,327명, 일본 17,988명, 대만 15,337명, 방글라데시 15,051명, 캐나다 13,737명, 파키스탄 11,200명, 러시아 8,471명 순이다. 다문화 가구 수는 전국 316,067가구 963,174명이며 이 중 전라북도에는 11,239가구(전국 3.9%) 39,127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출신의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문자해독능력을 증진시키고 세계언어를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미국 달라스 소재 SIL International에서는 전 세계언어의 분포도 및 사용자를 조사하여 매년 Ethnologue: Languages of the World라는 보고서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1951년에 처음 발간하였으며 2013년 판인 제17판부터는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2018년 2월 21일 모국어의 날(Mother Language Day)에 발간된 Ethnologue: Languages of the World 21차 인터넷판에 의하면 2018년 현재 지구상에는 6,777,788,053명이 7,097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 제1언어 사용자를 중심으로 분석하면, 백만 명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는 전체언어의 5.7%인 401개 언어이며 전 세계인구의 94.4%가 이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6,696개 언어인 94.3%는 백만 명 미만이 사용하고 있으며 10만명 미만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도 무려 80.7%인 5,727개에 달한다.
5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는 총 23개의 언어가 있다. 사용자 수에 따른 순위를 보면 첫 번째는 중국어로서 38개 국가에서 12억9천9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2위는 스페인어로서 31개국에서 4억4천2백만 명, 3위는 영어로 118개국에서 3억7천8백만 명, 4위는 아라비아어로서 58개국에서 3억천5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 뒤를 이어 인도의 힌디어, 벵갈어, 포루투갈어, 러시아어, 일본어 순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어는 자바어와 터키어의 뒤를 이어 13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14위인 프랑스어와 15위인 독일어, 21위인 이탈리아어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곧 한국어에 따른 언어력이 세계 13위임을 말하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언어와 문자의 백과사전 역할을 하는 사이트인 영국에서 운용하는 옴니그로트(Omniglot: Omniglot.com)에 따르면 전 세계 7,097개의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는 총 180종류의 문자만이 있을 따름이다. 이 180문자 종류 중 42개 문자는 하나 이상의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이며, 한 언어의 표기로 사용하는 문자는 138개 문자가 있다. 이 중에 우리언어인 한국어를 표기하는 고유문자가 있으니 이는 곧‘한글’이다. 따라서 언어력에서 세계 13위에 속한 한국어와 우리고유의 문자체계인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언어와 문화의 강국임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한 국가의 국격은 국력과 체력, 경제력, 군사력으로도 평가하지만, 이젠 고유문화와 언어도 한 국가의 국격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대이다.
창의적이고 과학적이며 우리언어의 고유문자인 한글과 세계 13위의 언어력을 지닌 한국어는 세계 문화역사상 우수성을 인정받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며 국격을 나타내준다. 하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서 난무하는 욕설, 비속어, 저속어, 줄임말, 외래어의 범람과 정치인들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언어사용은 우리문자인 한글과 한국어의 언어력을 떨어트리는 행위이며 이는 곧 우리나라의 국격을 손상시키는 행위이다. 하루빨리 시정하여 칭찬과 품격 있는 아름다운 한국어를 사용하여 우리나라의 언어력에 걸 맞는 국격을 높이도록 우리 다 같이 노력하자.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시고 반포한지 572돌을 맞는 해에 우리의 언어력과 국격을 높여 선진한국을 이루는데 모두가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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